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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정신질환이 주범?…2030년 병원 진료비 191조원으로 늘어난다

입력 2026-01-09 15:35   수정 2026-01-09 15:41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질병 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2030년 국내 총진료비가 19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질환별 건강보험 진료비 추계 및 분석 연구’ 보고서를 통해 2030년 국내 총진료비가 약 189조 원에서 최대 191조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유병률 변화와 의료기술 발전 등 비인구학적 요인을 함께 반영한 분석 결과다.

2024년과 비교하면 70조원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국내 총진료비는 지난 2004년 약 22조원에서 2024년 약 116조원으로 5배 이상 폭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2대 질병 분류별 지출 순위의 변화다. 과거 1990년대까지 진료비 비중이 가장 높았던 호흡기계 질환은 소아·청소년 인구 감소와 맞물리며 2023년 5위로 내려앉았고, 2030년에는 6위로 한 계단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상위 5위권에 들지 못했던 정신 및 행동장애는 2023년 8위로 올라선 데 이어 2030년에는 5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층 비중이 높은 순환기계, 소화기계 질환과 신생물(암)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전체 진료비의 핵심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치료 종료 시점이 없고 입원·장기 치료 비중이 높은 질환이 상위로 이동하면서 건강보험 지출 증가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인성 질환 가운데서는 치매가 건강보험 재정에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부상했다. 치매 진료비는 2010년 7796억원에서 2023년 3조3373억원으로 4.3배 증가했다. 이 중 약국 진료비는 같은 기간 9.3배나 급증했다. 의약품 중심의 관리 비용이 급격히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원은 2030년 치매 진료비가 최대 4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평균 11% 안팎의 가파른 증가세다.

진료 형태별로는 ‘입원’ 중심의 지출 구조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전체 진료비의 38.5%를 차지했던 입원비 비중은 2030년 47.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고령화로 인해 장기 요양과 중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한다. 반면 외래와 약국 진료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원은 노인 인구 증가만을 반영해 온 기존의 ‘인구 기반’ 단순 추계 방식이 의료 현장의 복합적인 변화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비는 어떤 질병이 늘고 어떤 의료기술이 도입되느냐에 따라 지출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재정추계가 ‘얼마나 늘어나는가’에서 ‘어떠한 질환의 진료비가 왜 늘어나며, 어디서 통제할 수 있는가’로의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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