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영하의 매서운 강추위 속 서울 성북구 한 디저트 매장 앞에 수십m 대기 줄이 늘어섰다. 매장 오픈인 10시까지는 아직 40분이 남아 있었지만 A씨가 받아든 번호표는 40번대.
A씨가 기다린 것은 개당 5000원짜리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다. 대부분 카페가 배달 앱을 통해 1인 1개로 제한 판매하는 두쫀쿠를 1인 최대 6개까지 살 수 있으며 식감도 알차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한적하던 주택가 카페에도 오픈런이 시작됐다. 집을 나서던 옆 빌라 50대 주민은 아침부터 긴 대기행렬이 의아한 듯 '무슨 줄이냐'고 물었다가 "두쫀쿠 사려고요"라는 답을 듣고서야 그게 요즘 핫한 디저트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쫀쿠 열풍이 새해 들어서도 식지 않고 있는데 이름난 매장 앞에서는 오픈런이, 배달 앱에서는 주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가격이 개당 최소 5000원에서 최고 1만원까지 만만치 않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달 앱을 통해 두쫀쿠를 판매하는 매장에서는 영업 시작과 동시에 동나는 일이 빈번하다. 오후에까지 수량이 남아 있는 일부 매장을 살펴보면 1인 1개 판매하면서 최소주문 금액을 2만원 정도로 올려놓은 곳, 또는 1개당 음료 1잔 주문 필수인 매장 정도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매장의 다른 빵을 2만원 채워 주문하거나 두쫀쿠 한 개에 음료 1잔을 무조건 주문해야 두쫀쿠를 맛볼 수 있다는 것. 해당 조건을 맞추지 못할 경우 가차 없이 주문이 취소된다.
유통업계에서도 두쫀쿠 인기 따라잡기에 한창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이 내놓은 두쫀쿠 관련 상품은 입고 즉시 바로 판매되는 이른바 완판템으로 자리 잡았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10월 두바이쫀득찹쌀떡(3100원)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0~11월 출시한 두바이초코브라우니(3900원)와 두바이쫀득마카롱(3200원)은 모두 100만개 가까이 팔려나갔고, 지난해 12월 출시한 두바이미니수건케익(4900원)은 출시와 함께 초도물량 4만개가 품절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두바이쫀득초코볼(5800원) △두바이초코브라우니(3800원) △두바이스타일초코머핀(2900원) 등을 내놓았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이달 1일 카다이프쫀득볼(3200원)을 출시했다.
두쫀쿠는 2024년 세계적으로 유행한 '두바이 초콜릿'에서 파생된 한국형 디저트다.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속재료로 넣고, 마시멜로 반죽으로 감싸 찹쌀떡처럼 빚었다. 겉은 쫀득하지만 속은 카다이프 특유의 고소하면서도 서걱거리는 식감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두쫀쿠가 인기를 끄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엄두조차 못 내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두쫀쿠를 해야 하나 싶어서 재료를 구매하려다 보니 카다이프는 한 달 후에나 배송이 가능하고 피스타치오는 1kg에 10만원, 마시멜로가 1kg에 4만9000원이라 포기했다"고 전했다.
주재료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마진율도 일반 디저트에 비해 매우 낮은 상태다.

한 업자가 SNS에 공유한 두쫀쿠 마진율 영상에 따르면 개당 원가는 2940원에 달한다. 피스타치오 가격에 따라 원가율이 38~46%에 달하는 것. 이에 반해 디저트 평균 원가율은 25%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가 모두 수입산이라 수급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가정에서 다양한 재료에 활용할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스프레드를 즐기려 해도 배송까지는 약 1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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