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 국내 환자의 진료비 지출은 189조~191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진료비 지출은 2004년 22조원에서 2024년 116조원으로 5배 넘게 폭증했다. 2030년에도 가파른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진료비 증가를 이끈 것은 인구 구조 변화다. 한국은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1.21%를 차지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국내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질병 순위도 바뀌고 있다. 1990년 환자가 병원에서 가장 많은 진료비를 지출한 질환은 소화기계 질환으로 전체 진료비 지출의 19.75%를 차지했다. 2위는 19.7%를 차지한 호흡기계 질환이었다. 하지만 2023년 호흡기계 질환은 9.7%로 5위까지 내려갔다. 이 질환은 소아·청소년 환자 비율이 높은데, 이들의 인구가 크게 줄면서다. 연구원은 국내 호흡기계 질환 진료비 지출 순위가 2030년엔 6위(13.5%)로 한 계단 더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 환자가 많은 질환의 진료비 지출은 증가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5위권에 없던 정신·행동장애는 2030년 5위(17.3%)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 환자가 많은 순환기·소화기계 질환과 암도 진료비 지출 상위권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치료 종료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입원·장기 치료 비중이 높은 질환자가 진료비 지출 상위로 이동하며 건강보험 지출 증가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노인성 질환 중엔 치매가 건강보험 재정에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부상했다. 치매 진료비는 2010년 7796억원에서 2023년 3조3373억원으로 4.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약국 지출은 9.3배 급증했다. 의약품 비용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2030년 치매 진료비가 최대 4조4000억원으로 매년 11%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구조 변화는 물론 질병 양상의 변화와 의료 기술 도입 상황 등도 진료비 지출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앞으로 재정추계는 ‘전체 비용이 얼마나 늘어날지’에서 ‘어떤 질환 진료비를 관리할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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