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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폭리" vs "대안금융 상품"…불붙은 '쿠팡 판매자 대출' 논란

입력 2026-01-09 17:46   수정 2026-01-10 02:07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불똥이 쿠팡파이낸셜로 튀었다. 금융당국이 쿠팡 계열사인 쿠팡파이낸셜의 입점 판매자 대상 대출을 정조준하면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고금리 연 18.9%를 언급하며 “이자율 산정에 관한 기준이 매우 자의적이고, 폭리를 취한 것으로 비친다”고 직격했다. 금감원의 쿠팡파이낸셜 현장점검이 곧바로 검사로 전환되자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대출 이용자의 신용도와 리스크 구조를 외면한 채 ‘최고 이자율’만으로 폭리를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점 판매자 대상 대출

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파이낸셜은 최근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 영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쿠팡파이낸셜 관계자는 “금감원의 검사가 끝날 때까지 상품 취급을 선제적으로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은 쿠팡 내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 8.9~18.9%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쿠팡에서 정산받는 매출의 5~15%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 매출이 줄어들면 적게 상환하고 늘어나면 더 많이 상환하는 구조다.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아도 3개월 단위로 최소한의 상환 조건(대출 원금의 10%와 이자)만 지키면 최장 30개월간 이용할 수 있다. 상품이 출시된 지난해 이후 누적 대출 규모가 114억원, 이용자는 1400여 명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금리 산정 기준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쿠팡파이낸셜이 사실상 담보대출을 신용대출처럼 취급했는지가 쟁점이다. 입점 업체의 정산금 채권이 담보에 준하는 보호 장치로 작동할 수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금리 체계를 적용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매출 정산이 이뤄지기 전 은행에서 미리 돈을 빌릴 수 있는 ‘선정산 대출’과 비교했을 때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대출 상품의 구조를 따져보면 선정산 대출과는 성격이 다른 측면이 있다. 선정산 대출은 이미 발생한 확정 매출이 정산되기 전 판매자가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미리 당겨쓰기 위해 받는 대출이다. 일반 신용대출보다 회수 리스크가 낮기 때문에 금리는 연 4% 수준으로 책정된다.

이에 비해 쿠팡의 판매자 성장 대출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매출을 전제로 한다. 해외에서는 자리 잡은 대출 상품 형태지만 국내에는 최초로 도입됐다. 이 때문에 쿠팡파이낸셜 측은 금감원으로부터 상품 약관을 장기간 심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저신용 이용자가 대부분
일반적인 사업자 대출은 신용점수가 700~800점 이상이 돼야 1금융권에서 심사받을 수 있다. 2금융권에서는 600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 사잇돌대출 금리는 연 8.9~19.99%다. 신용등급이 대체로 8등급 이상일 때 신청할 수 있다.

판매자 성장 대출 이용자는 대부분 신용도가 6~10등급인 중저신용자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거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 매출 1000만원 이하 소상공인이 80%에 달하고 500만원 이하도 적지 않다.

평균 금리가 연 14% 정도지만 실제 대출 이용자의 이자 부담은 30만~40만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대출 기간이 1년이 안 되는 데다 원금도 1000만원 이내기 때문이다. 예컨대 500만원을 7개월 동안 최고금리인 연 18.9%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이자 부담은 32만원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금리라는 숫자의 함정에 빠져 시장에 나온 금융상품과 금융사를 매도해서는 곤란하다”며 “이런 접근 방식은 오히려 금융 취약계층의 자금 확보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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