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장에서 마주한 경영진의 고민은 산업을 가리지 않고 닮아 있었다. 고민의 본질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지금까지의 전제가 여전히 유효한가’에 가까웠다. 기업들은 새해에 불확실성 확대와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전례 없는 변화 속에서 전략과 운영, 조직과 인력 전반의 작동 방식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지난해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만들어내는 여러 상황을 관찰하고 대응하는 법을 학습했다. 공급망 분절과 규제의 지역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경영 환경은 한층 복잡해졌다. 그 결과 성과 역시 글로벌 일괄 대응이 아니라 각 시장의 판단과 실행에 좌우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한동안은 이를 일시적인 거시·지정학적 변수로 보고 관망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 질문은 “언제 끝나느냐”가 아니라 “이 조건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로 옮겨갔다.
성장 둔화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구조가 되면서 경기 회복을 전제로 시간을 벌고 비용을 관리하자는 접근은 힘을 잃었다. 순풍과 역풍이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서 기업들은 버티기보다 포트폴리오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AI에 대한 시각도 크게 변화했다. 초기에는 도입을 두고 의심과 관망이 앞섰고, 일부 기능을 제한적으로 시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제 기업들의 고민은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릴지로 이동했다. 업무 흐름과 운영 전반을 AI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AI는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니다. 비용과 생산성, 의사결정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경영 변수이자 기회가 됐다.
성장 둔화의 해법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비용 관리나 버티기로 시간을 벌기 어려운 환경에서 포트폴리오 재편은 선택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성장 전략이다. BCG 분석에 따르면 조기 실행과 과감한 정리, 재무 규율을 일관되게 지킨 기업의 65%가 가치 창출에서 시장을 상회했다. 이를 충분히 구현하지 못한 기업은 그 비율이 24%에 그쳤다.
AI는 개별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업 전반을 관통하는 설계 과제다. 단 모든 것을 한 번에 하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선도 기업들은 당장의 성과와 투자수익률(ROI)이 분명한 기능 영역부터 AI 기반 운영 재설계를 시작하고 있다. 핵심 업무 흐름에 AI를 내재화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비즈니스 코어로 확장하는 접근이다. 2026년의 격차는 AI 도입의 양이 아니라 전략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일관되고 빠르게 줄였는지에서 드러날 것이다.
이 전환 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와 보호는 전략의 중심이다. 현재 조직 전반에서는 스트레스와 불안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젊은 직원들은 AI가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고, 중년 직원들은 역량 전환과 재교육 압박을 겪는다. 이는 인간과 AI의 협업이 필연적인 상황에서 직무·정체성 변화가 전면적 과제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2026년을 향한 리더십의 과제는 성과와 효율을 넘어선다. 변화 속에서도 구성원들이 역량을 쌓고 의미를 찾으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도록 돕는 리더가 필요하다. 사람에게 투자하고 책임을 다하는 기업만이 다음 국면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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