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2·3 비상계엄 주요 가담자의 내란 혐의 사건 마지막 공판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들의 막판 진술이 길게 이어지며 밤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윤 전 대통령 사건 종결 시점이 임박해 세 갈래로 나뉘어 있던 재판이 병합되면서 김 전 장관 측이 반론권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고, 재판부가 이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1년간 재판을 이끌어 온 지 부장판사는 법원 휴정기에도 주 4회 재판을 강행해 온 만큼 재판 종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 등 내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전원이 출석했다. 내란 특별검사팀에선 수사를 지휘해 온 박억수 특검보를 포함해 8명의 검사가 나왔다.
특검팀과 변호인단은 공판 초반부터 증거 조사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을 대리하는 위현석 변호사는 특검팀이 재판 막바지에 제출한 증거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검팀은 지난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비상계엄을 모의한 시기를 기존 2024년 3월에서 2023년 10월로 앞당기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범행의 시기와 내용, 방법 등이 크게 뒤바뀌는 만큼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변론 종결 시점을 늦춰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진 않았다.지 부장판사는 직전 기일에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에게 “(결심일에) 하고 싶은 말씀은 다 할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했고, 실제로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들을 시작으로 오전 9시30분부터 밤 늦게까지 증거조사 등 변론을 이어갔다.
변경된 공소장에 대해 김 전 장관 측이 준비한 증거 자료 복사본이 부족해 특검팀에 제공되지 않자 특검팀은 “무슨 준비를 한 거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지 부장판사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징징대지 않는 것이다. 검찰에서도 양해해 달라”며 중재에 나서자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이 “저희가 징징댔습니까”라며 법정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재판 진행에 대한 이의 신청을 무분별하게 허용해 재판 지연을 초래한 지 부장판사의 소송 지휘 방식에 공감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이 공판 초반에는 재판 출석에 불응하다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주요 증인이 나오기 시작하자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는 데서도 비판이 거셌다.
한 고등법원 판사는 “증거 조사 과정에서 이의 신청이 있는 경우 취지를 확인한 뒤 3분 내 진술을 마치고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게 형사재판의 기본”이라며 “변호인들을 어르고 달래느라 시간과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했다. 지 부장판사가 오는 2월 법관 정기인사 전 이 사건 선고 의지를 밝혔으나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특검과 변호인들은 12·3 비상계엄이 형법 87조에서 규정하는 ‘내란’(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공방을 벌여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구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중에서 해야 한다.
특검팀은 계엄의 목적과 실행 양상이 모두 내란죄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이 없는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장서우/허란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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