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9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 방일 일정과 의제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나라에 도착해 단독 회담, 확대 회담을 한다. 이후 두 정상은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만찬을 함께한다. 두 정상의 양자 회담은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후 2개월여 만이다.다음날 두 정상은 호류지(법륭사)를 함께 방문한다. 호류지는 백제 목조 건축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일본 문화 유적으로, 한·일 간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다. 이후 이 대통령은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 동포와 간담회를 한 뒤 귀국한다. 위 실장은 “한·일 양국 정상이 상호 방문을 조기에 실현해 상대국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를 이어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두 정상은 다섯 차례 대화를 나누며 양국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민생 협력 강화(지식재산 보호, 인공지능 등 미래 분야, 인적 교류), 과거사 문제,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국제 정세 등 크게 세 가지다. 이외에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위 실장은 “CPTPP는 이전 회담에서도 논의된 적이 있고 우리가 추진하려는 이슈”라고 말했다.
중·일 갈등 격화로 경제 보복이 강화되면 양국과 공급망이 얽힌 우리 경제도 타격을 입기에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이 대통령의 방일에 대해 “현 전략 환경에서 한·일 관계,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고 밝히며 대중국 공동 전선을 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국 모두에 상대국보다 경시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이 불합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수준의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가 일본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면 중국 관계에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연이은 방중 방일은 미국도 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 정상과 과거사 문제를 논의하는 점도 외교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위 실장은 “조세이탄광 등 과거사 문제에서 양국이 인도적 측면의 협력을 할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다른 분야 논의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발언한 점, 군함도 문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구역 협정 등도 해결해야 할 과거사 문제로 지목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방문하는 유럽 국가 정상이자 청와대 복귀 후 처음으로 맞는 외국 정상이다. 이탈리아 총리가 양자 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것은 19년 만이다.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공식 오찬은 방한 마지막 날인 19일에 예정돼 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을 통해 주요 협력 분야 및 국제 현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형규/배성수 기자/도쿄=김일규 특파원 khk@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