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진짜 사장 현대차가 나서라”고 요구한 뒤 ‘원청 끌어들이기’가 유행 중이다. 이번 협상도 노조가 원청(현대글로비스 등) 책임자의 교섭 참여를 압박하자 부담을 느낀 사측이 양보안을 내며 가까스로 파업 유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모듈화한 부품을 생산라인에서 곧바로 장착하는 ‘직서열’ 방식이 많아 한 시간만 운송이 멈춰도 공장 전체가 중단된다.
운송노조의 이번 파업 위협은 노란봉투법 본격 시행 시 파급 범위와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클 것임을 시사한다. 우려한 하청 제조업을 넘어 하청 운송업 등 여타 분야도 ‘기울어진 노사운동장’이 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줬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여론조사에 따르면 압도적 다수인 99%의 기업이 보완 입법을 요구 중이라고 한다. 노조는 노조대로 불만이다.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을 악용해 원·하청이 어용노조를 만들면 노동자의 이익을 지키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혼란의 근본 원인은 하청노조에 원청과의 교섭권을 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방향 착오 입법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시행령 해석지침을 잇달아 내놓고 백방으로 보완 중이다. 그래도 불만이 커지자 다음주 개정 시행령의 재입법 예고까지 했다. 땜질 처방 남발보다 일단 시행을 유예한 뒤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 등을 통한 원점 재검토가 옳은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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