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사이 한파와 대설, 강풍이 동시에 몰아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빙판길 교통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강풍에 대형 간판이 붕괴돼 행인이 숨졌고, 산불까지 겹치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전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짐에 따라 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충북·전북·경북을 중심으로 대설 특보가 발효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비상 대응 체계 강화를 지시했다.

기상 악화로 인한 피해는 실제 사고로 이어졌다. 이날 오전 블랙아이스 현상이 나타난 서산영덕고속도로 경북 구간 곳곳에서 차량 30여 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다. 눈과 비가 얼어붙으며 도로가 순식간에 빙판으로 변했고, 강풍과 함께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강풍 피해도 발생했다. 10일 오후 2시 21분께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미용실 앞에서 대형 간판이 무너져 통행 중이던 20대 행인이 깔리는 사고가 났다. 간판은 가로 약 15m, 세로 2m 규모로, 사고 당시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9m 안팎으로 파악됐다. 구조대가 즉시 출동해 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이송 전 경찰에 인계됐고 결국 숨졌다.

경북 의성에서는 산불까지 발생했다. 전날 오후 3시께 의성군 야산에서 시작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돼 소방 대응 단계가 2단계까지 격상됐다. 헬기 투입이 제한되는 등 진화에 난항을 겪던 가운데, 저녁 무렵 강한 눈보라가 몰아치며 불길이 약해졌고 화재 발생 약 3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한파와 대설, 강풍이 겹친 복합 재난 상황에 대비해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방·경찰·지방정부는 야간과 새벽 등 취약 시간대를 중심으로 합동 대응을 강화했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노숙인과 쪽방 주민, 취약 노인을 대상으로 안부 확인과 보호 조치를 확대했다.
기상 당국은 오는 11일까지 중부 내륙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강추위와 많은 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대설 대응을 적설 종료 시점이 아니라 블랙아이스 등 2차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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