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단순 현금수거책만 잡았다면, 이제는 조직 총책까지 검거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최근 캄보디아 포이펫에서 원격 로맨스 스캠을 벌인 조직원을 대거 기소한 김보성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보이스피싱합동수사부장(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기관 간 벽을 허물고 ‘원팀’ 수사 시스템이 갖춰진 덕분”이라며 “자금세탁, 현금수거, 대포통장 등 계열사처럼 움직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배후를 잡아야 범죄를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검사는 보이스피싱을 정보기술(IT) 발달로 가장 정교하게 성장한 범죄로 진단했다. 동부지검은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포이펫에서 인공지능(AI)으로 여성인 척 채팅하고 가짜 스페이스X 앱을 만들어 한국 피해자들로부터 19억여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 13명을 줄줄이 재판에 넘겼다.
그는 “과거엔 콜센터로 피해자를 속여 ‘보이스피싱’이라 불렸지만, 현재는 SNS와 가상자산을 활용한 ‘스캠’으로 발전해 해외 거점을 둔 국경 없는 범죄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로맨스나 몸캠 피싱은 피해 남성들이 채팅 유인책(채터)과 나눈 대화에 사적 내용이 많아 신고를 꺼리는 점을 노린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출범한 합수부는 보이스피싱 근절을 목표로 검찰·경찰·금융감독원·국세청·관세청·출입국외국인청 인력을 모아 구성됐다. 2022년 7월 출범한 보이스피싱합수단이 정식 직제로 승격된 것이다. 경찰 인력을 별도 정원으로 검찰 조직에 포함한 첫 사례다.
작년 8월부터 합수단장으로 활동해 온 김 부장검사는 초대 합수부장에 올랐다. 그는 “합수단은 한시적 조직이란 한계로 매년 수사 계획이 불확실했지만, 정식 직제화로 안정적인 수사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합수단이 지금껏 입건한 보이스피싱 범죄자는 1094명, 이 중 구속된 인원은 444명에 달한다. 김 부장검사는 “검사실과 경찰수사팀이 1 대 1 매칭돼 정보 수집과 수사, 기소, 공소 유지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며 “출범 때 함께한 검·경 수사관들이 3년 넘게 활약 중”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합수부 과제로는 가상자산 추적과 범죄수익 환수 전담 인력 확보를 꼽았다. 피싱 범죄자 대다수가 범죄수익을 가상자산으로 환전하기 때문이다.
김 부장검사는 “범죄자들이 자기 명의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데다 가상자산은 일반 금융거래내역보다 추적이 어렵다”며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을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이스피싱은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어 전 세계 범죄조직이 가담하는 초국가적 범죄”라며 “내 동료나 가족에게도 언제든 접근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시온/김영리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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