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비 사업 절차상 조합 설립 이전 단계에 있는 사업장은 ‘초기 단계’로 분류된다. 재개발 절차가 많이 진행됐거나 기존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재개발 구역은 송파구 마천5구역, 영등포구 대림1구역, 마포구 염리5구역, 성북구 종암9구역 등이 있다. 정비구역 지정 단계인 곳으로는 용산구 청파제2구역, 영등포구 당산1구역, 서대문구 충정로1구역, 종로구 창신동 일대 등이 꼽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초기 정비사업장은 남은 절차가 많아 최소 15년은 보유해야 한다”며 “먼저 입지를 따져보고 지분 쪼개기 여부 등을 확인해 사업성을 잘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평구 응암동 755 일대 재개발사업은 최근 조합 직접 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곳은 지하 3층~지상 35층, 총 1486가구(일반분양 1312가구, 임대 174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9월 조합설립 인가를 추진할 전망이다. 동작구 사당동 사당21구역은 지난달 연번 동의서(구청 도장이 찍힌 투표지)가 부여돼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당동 K공인 대표는 “2500여 가구 건립 기대에 호가만 높았던 물건도 주인을 찾고 있다”며 “재개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금 부담 계획을 잘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 차익이 아니라 장기 보유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초기 단계에서는 추정 분담금만 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 진행 후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 인상과 경기 침체 등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증가한 사례도 있다. 김 소장은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노량진뉴타운도 분담금을 5억~7억원, 많게는 10억원까지 내야 한다”며 “올해 조합 설립이 안 된 사업장이면 최소 10억원은 갖고 있어야 안전하고, 지금 기준보다 분담금이 1.5~2배로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정책 변화도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지난해 10월 투기과열지구가 된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 12곳은 조합 설립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하다. 사업 인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에 따라 전반적인 개발 사업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정부 지원 정책 등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정기적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초기 사업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연 이자율 1%의 초기사업비 융자 특판 상품으로 기존 연 2.2% 수준이던 금리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을 제외한 지역이 대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료율도 기존 1~2.1%에서 0.2~0.4%로 인하한다. 연내 사업 신청과 승인이 완료된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올해 금융 지원 배정 예산은 422억5000만원이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