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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는 세상 바꾸는 주역…동기부여 우선 집중해야"

입력 2026-01-11 16:59   수정 2026-01-12 05:25

미국 UCLA에서 만난 김영서 건설환경공학과 교수(30)는 가죽 재킷에 줄무늬 셔츠 차림의 학생에 더 가까운 앳된 모습이었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작년 UCLA와 테네시주 밴더빌트대, KAIST 3개 대학이 경쟁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박사 과정 중 3개 논문을 동시에 쓴 압도적인 연구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교수의 선택은 UCLA였다. 그는 테뉴어 트랙(전임교원 임용) 조건으로 지난해 7월 조교수에 부임했다. 미국행을 택한 데는 “한국에서 20대 여성 교수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석사 시절 지도교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반면 밴더빌트대는 테네시주 내슈빌 시장까지 직접 나서 영입에 공을 들였다. 성별과 나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이 여전히 한국 학계의 인재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김 교수의 주력 연구 분야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다.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교통 서비스를 선택하는 과정을 공학적으로 분석한다. 최근에는 이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최적화하는데 AI·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학부 시절엔 창업에도 열정적이었다. 분리수거 자동화 기기, 빗물 정수 식수대 등을 발명하며 스타트업 설립을 고민했다. 그러다 “전공을 더 깊이 파고들어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됐다.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코넬대에서 7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최근 한국 사회의 화두인 ‘의대 쏠림’ 현상은 연봉이나 처우가 아닌 ‘동기부여’의 부재를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실리콘밸리 빅테크는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목표를 제시하지만, 한국 대기업이 공학도에게 요구하는 도전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박사급 인재가 정규직이 돼 일상적이고 뻔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 직장으로서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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