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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 베팅에 달러예금 1조 증가

입력 2026-01-11 17:54   수정 2026-01-12 00:57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 예치된 달러예금 잔액이 올해 들어 1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데도 개인과 기업은 원화 약세에 베팅하며 매수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의 지난 8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679억7210만달러로 지난해 말(671억9387만달러)보다 7억7823만달러 늘었다. 원화로 환산한 증가 폭은 약 1조1300억원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째 증가세다.

정부의 시장 개입에도 달러 매수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23일 1483원60전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다음 날인 24일 정부가 대규모 달러 매도를 동반한 외환시장 안정 조치에 나선 뒤 차츰 떨어졌다. 29일에는 1429원80전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금세 상승세로 돌아서며 이달 9일 1457원60전까지 올라갔다. 정부가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을 산 개인에게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고 국민연금의 환 헤지 전략을 상시화하는 등 시중에 달러 공급량 확대를 유도했음에도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전히 원화 약세가 유지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은 데다 금리마저 달러예금이 원화예금보다 높다”며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에도 달러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환율이 당분간 1400원대 중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점치지만 그 이상으로 뛸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 수요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지난해 관세협상 타결로 올해 대미 투자가 본격화한다”며 “매년 상반기에는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점도 환율 안정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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