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이르면 오는 14일 나온다. 백악관은 패소해도 상호관세를 대신할 다른 수단이 많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라고 판정해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상호관세 관련 판결을 지난 9일 내리지 않았다. 당초 대법원이 이날 ‘주요 사건’의 결정을 발표할 수 있다고 예고해 시장은 물론 백악관에서도 상호관세와 관련한 판단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나온 판결은 관세와는 무관한 사안이었다. 어떤 사건에 대해 판결할지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게 미 대법원의 관례다.대법원은 이후 14일 주요 사건의 결정을 발표할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관세 사건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 백악관 관계자를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관세 소송 패소 시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임박한 대법원 판결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6 대 3의 보수 우위 구도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5일 관세 소송의 첫 구두변론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 일부가 광범위한 관세 정책이 의회 권한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적법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관세 환급 문제도 이슈가 된다. 로이터 추산에 따르면 미국 정부 패소 시 기업이 돌려받을 수 있는 관세 환급액은 1500억달러에 이른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재무부 보유 현금이 7740억달러”라며 관세 자금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관세 도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에서 패소하더라도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9일 CNBC에 출연해 “대법원이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할 경우를 가정해 어젯밤 모든 핵심 인사가 참여한 대규모 회의를 열고 다음 단계가 무엇이 될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 체결한 합의를 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권한이 존재하며, 이는 사실상 즉각적으로 실행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은 현재 상호관세와 별개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 철강·알루미늄에 품목관세를 매기고 있는데 이를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오히려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이 상호관세가 유효하다고 판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탄력받을 전망이다. 다만 한국 등 각국이 맺은 기존 관세 협상 결과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협상은 상당 부분 상호관세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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