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76초, 9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중국 베이징에 있는 샤오미의 최첨단 전기자동차 공장 ‘슈퍼팩토리’를 방문하고 받은 충격을 세 개의 숫자로 전달했다. 재고가 하나도 없고, 76초에 한 대씩 차를 생산하며, 공장 자동화율이 91%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자동차의 울산 공장도 가보고, 미국 조지아 공장도 가봤지만 샤오미 공장이 훨씬 더 앞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샤오미 인공지능 전환(AX)의 핵심은 부품사, 완성차 공장, 고객이 하나의 디지털 시스템으로 완전히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사양이 즉시 시스템에 반영돼 부품사와 공장으로 동시에 전달되고, 공장은 이를 바탕으로 76초마다 차량을 생산하는 주문 기반 구조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부품과 완성차 재고는 ‘제로(0)’다. 공정의 91%를 자동화한 덕에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는 시대로 넘어갔다.
김 장관은 중국 제조업 혁신의 배경으로 살벌한 경쟁 환경을 꼽았다. 그는 “중국은 공산당 체제라 정책이 일사불란하게 추진되고 노동도 보호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자동차 공장만 150여 개일 정도로 경쟁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이어 “샤오미 관계자에게 중국에도 주 52시간제 같은 노사 이슈가 있냐고 묻자 ‘조금만 실수해도 회사가 문을 닫는 판에 한가한 소리를 한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M.AX(제조 AX) 얼라이언스’를 통한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공산당이 모든 걸 주도해서 성공한 게 아니듯 한국도 삼성전자 혼자 AX를 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 TSMC가 가진 경쟁력도 혼자가 아니라 대학교 연구소 등 수많은 협력기관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생태계를 이뤘기 때문”이라며 “그 무서운 저력이 지금의 대만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한·중 기업 협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 규모가 워낙 커 연 5% 성장만 해도 매년 베트남에 맞먹는 새로운 시장이 하나씩 생긴다”며 “과거 중국에서 쓴맛을 본 기업들도 있지만, 중국 시장은 또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공포나 두려움만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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