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노트북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포털에서 직접 정보를 찾고, 영어는 해석하면 되는데, 굳이 AI에 맡겨야 하냐’는 것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불리는 생성 AI 서비스를 활용할 때 ‘가짜 정보’ 때문에 낭패를 본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LG 그램 Pro AI 2026 체험기를 쓰기 위해 제품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LG전자가 내세운 신제품에 대한 장점 중 하나는 ‘더 강력해진 AI 기능’이다. ‘코파일럿+ PC’라는 건 기본이고 ‘그램 AI’로 불리는 자체 개발 온디바이스 AI를 장착했다고도 강조했다. 인터넷 없이도 기기 안에서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AI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반신반의했지만, LG 그램 Pro AI를 직접 써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제공하는 노트북이 LG 그램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LG 그램 Pro AI 2026은 두 가지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중 하나는 그램 AI는 LG에서 개발한 최신 AI 모델 엑사원 3.5 기반의 AI 서비스다. 인터넷 접속을 안 해도 활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도 적다. 하지만 챗GPT나 제미나이처럼 인터넷으로 궁금한 걸 찾아주는 앱은 아니다. 노트북 내 자료를 기반으로 질문에 답하는 서비스다.
그램 AI의 대표 서비스는 ‘그램 챗 온디바이스’다. 쉽게 말해 노트북 종합 관리자다. 이를 통해 밝기 등 노트북 기능을 조절하고, 인터넷 없이도 ‘요약해줘’, ‘번역해줘’ 등의 명령어를 통해 기본적인 문서 요약, 영문 번역 등을 할 수 있다.
마이 아카이브 기능은 그램 AI에 새로 추가된 기능이다. 마이 아카이브엔 최대 1000개까지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그램 챗에 질문하면 아카이브에 저장한 자료를 바탕으로 빠르게 답을 찾아준다. 예컨대 계약서를 저장해놓고, 새로운 업체와의 계약을 앞두고 위약금 항목을 참고하고 싶을 때, 그램 챗에 ‘그동안 저장된 계약서에서 위약금 조항을 정리해줘’라고 명령하면 되는 것이다. 그램 챗 온디바이스의 마이 아카이브를 활용하면 간단한 명령으로 찾을 수 있어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LG 그램 링크’ 기능 역시 편리했다. 스마트폰에 LG 그램 링크 앱을 깔면 클릭 4~5번만으로 노트북과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타임트래블’ 기능도 더욱 편리해졌다. 2초마다 현재 작업 중인 화면은 이미지로, 감상한 영상의 오디오는 텍스트로 저장한다. 언제든지 삭제할 수 있고 외부 서버와 공유되지 않는다. 이밖에 GPT-4o 기반의 클라우드 AI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하는 ‘그램 챗 클라우드’도 이용할 수 있다.
키보드의 코파일럿 버튼을 누르면 대화 창이 뜬다. 질문을 하면 ‘스마트(GPT-5)’ 또는 ‘싱크 디퍼(Think Deeper)’ 등의 모드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창의 하단엔 최근 작업한 문서 등도 올라와 있다.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기능도 많다. ‘라이브 캡션’ 기능이 대표적이다. 업무 특성상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설을 듣고 기사를 써야 할 때가 많다. 가장 아쉬웠던 점이 영어 음성을 실시간 영어 텍스트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텍스트로 전환해주는 전문 앱이 있긴 하지만, 정확도 높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 점이 부담스러웠다.
LG 그램 Pro AI에 기본 적용된 라이브 캡션을 활용하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텍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일 개막한 ‘CES 2026’ 관련 기사를 준비할 때 큰 도움을 받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의 키노트를 육성만 들을 때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외국인과 온라인 회의 때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이 라이브 캡션을 켜면, 한국어로 말해도 영어로 번역해 텍스트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텍스트로 제공하는 기능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만 AI 기능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향후 1~2년 뒤엔 실시간 ‘영어·한국어 번역’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코파일럿+ PC의 기능 중 하나인 코크리에이터(Cocreator)도 직접 사용해봤다. 코크리에이터는 그림판에서 사용자가 간단히 그린 스케치를 AI가 보다 완성도 높은 이미지로 보완해주는 기능이다. 사용법은 직관적이다. 그림판 앱을 실행한 뒤, 화면 왼쪽에 강과 집 등의 간단한 그림을 그린 후 명령어 입력창에 “한국의 농촌 풍경을 그려줘”와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된다. 이후 AI가 해당 내용을 반영해 그림을 자동으로 완성한다. 하단 메뉴를 통해 수채화, 유화 등 다양한 화풍을 선택할 수 있어, 초보자도 손쉽게 분위기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볼 수 있다.
AI 기능을 많이 활용하는 만큼 ‘보안’ 성능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씨큐어락(Secure Lock)’이라는 보안 솔루션을 적용해 모바일 기기의 씽큐 앱을 통해서 노트북을 잠그고, 데이터까지 삭제할 수 있게 했다. 노트북이 없어져도 개인 정보를 확실히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