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692.64
(67.85
1.47%)
코스닥
948.98
(0.83
0.0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쥐롤라'서 '비틀쥬스' 작가로…이창호 "화장실 앞서 관객 반응 살펴" [인터뷰+]

입력 2026-01-12 13:59   수정 2026-01-12 14:00



코로나19로 공연업계가 시름에 잠겼던 2021년.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코미디언들이 유명 작품의 넘버를 부르며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달래는 콘텐츠 '뮤지컬스타'가 등장했다. 배우 흉내를 내며 가발에 분장까지 똑같이 재현해낸 모습에 웃음이 나다가도, 이내 진정성 있는 가창에 숨죽여 집중하게 되는 콘텐츠였다. 그렇게 관객들은 '공연장의 냄새'를 기억했다.

그리고 2024년.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뮤지컬 시장은 폭발적으로 회복세를 탔고, 긴 어둠의 터널을 함께 해왔던 '뮤지컬스타'에서도 대박 캐릭터가 탄생했다. 코미디언 이창호가 연기한 '킹키부츠'의 넘버 '랜드 오브 롤라' 영상이 큰 인기를 얻은 것. 현재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유튜브 기준 1000만뷰를 넘긴 상태다. 높은 관심 속 이창호는 쥐를 닮은 외모의 롤라라는 의미로 '쥐롤라'라는 애칭을 얻었다.

'쥐롤라' 이창호가 이번에는 뮤지컬 창작진에 이름을 올렸다. '비틀쥬스'에 각색 작가로 참여, 파격적이고 과감한 대사가 특징인 해당 작품에 코미디 요소를 가미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이창호 작가는 코미디 각색 제안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처음엔 깜짝 카메라인 줄 알았다. 믿기지 않아서 몇 번이나 다시 물어봤었다"면서 "뮤지컬을 좋아하게 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이 장르에 더 깊이 들어가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나 제안이 철회될까 봐 백상아리가 생선을 물듯이 빠르게 물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비틀쥬스'는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독창적인 세계관의 거장인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한국에서는 CJ ENM이 라이선스 작품으로 들여와 2021년 초연했으며, 약 4년 만에 재연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나고 있다.

작품은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힌 정체가 모호한 악동 유령 비틀쥬스가 자신을 볼 수 있는 인간 소녀 리디아와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령이 된 아담·바바라 부부를 만나며 벌이는 소동극을 그린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외로운 괴짜' 비틀쥬스와 '자발적 외톨이' 리디아의 만남이 기상천외한 비주얼의 무대와 만나 극적인 시너지를 낸다.

비틀쥬스는 욕설을 포함해 쉼 없이 거친 대사를 쏟아낸다. 그런데 밉지가 않다.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천방지축 빌런이 마냥 밉지 않은 데에는 B급 정서가 가득 담긴 '코미디'가 큰 역할을 한다. 비틀쥬스 역을 맡은 정성화, 정원영, 김준수 세 배우의 입을 통해 정신이 쏙 빠지는 대사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 작가는 "'비틀쥬스'는 코미디가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근데 막상 들어가 보니 코미디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코미디로 마사지를 해놓고 유연해진 마음에 메시지까지 전달해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뮤지컬은 절대 혼자서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연출·작가님이 '비틀쥬스'의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난 코미디 요소를 가져간 거라서 이 둘이 잘 융화될 수 있도록 작업했다. 처음에는 정치·종교·성 등 어떤 구애도 받지 않은 날것의 요소들을 전부 가져왔었다. 이걸 익히고 염지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배우마다 색깔이 다르고 대사도 조금씩 다르다. 정성화 버전은 클래식함이 있고, 정원영 버전은 도전적이고, 김준수 버전은 귀여움이 보일 수 있게 해달라는 가이드라인을 연출·작가님이 잡아줬다"고 전했다.

공연할 때면 매번 시선이 객석에 꽂힌다고 했다. '왜 저기서 안 터졌지?', '왜 저건 터졌지?'라는 생각이 맴돌기 때문이었다. 인터미션 때도 화장실 앞을 서성인다고 했다. 이 작가는 "화장실 앞에서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 인터미션 때도 편하게 있질 못한다"며 웃었다. 가장 좋았던 관객 반응은 "초연보다 재밌다"는 거였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심설인 협력 연출을 첫째 누나, 김수빈 작가를 둘째 누나라고 칭했다. 뮤지컬에 비해 필터링이 덜한 코미디 무대에 서 왔던 그는 이른바 '수위'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면서 "첫째 누나에게 가기 전에 둘째 누나에게 검열받았다"며 웃었다.

특히 두 사람이 자기 아이디어에 "안 돼요"라는 말보다는 "시도해보자"는 말을 해줬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이 작가는 "(코미디언 활동을 할 때는) 항상 아이디어를 내면 검사받고 거절당하는 입장이었는데, 연출·작가님은 '시도해보자'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덕분에 아이디어를 마음껏 가져갈 수 있었고, 배우들마다 조금씩 다른 걸 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설인 협력 연출은 이 작가가 '뮤지컬스타'로 보여준 뮤지컬 장르에 대한 높은 관심도에 끌려 협업을 제안했다고 했다. 심 연출은 "이 작가의 신선함이 작품과 어울려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요즘 사람들 사이에 어떤 생각과 개그가 오가는지, 어떤 게 유행하는지 가장 먼저 아는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직업을 가진 분이라 확실히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초연 때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과감함'이라고 했다. 심 연출은 "비틀쥬스는 이 작품 안에서 처음으로 인간, 삶이라는 걸 느끼는 캐릭터다. 이 친구는 언어나 행동에 있어서 그게 좋은 것인지, 거친 것인지, 재미난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괴기함이 원작에서는 훨씬 극대화되어 있다. 처음 '비틀쥬스'를 가져올 때는 이게 얼마나 낯설까 싶어서 훨씬 더 착하게 만들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비틀쥬스의 외로움에서 오는, 또 사람이 아닌 곳에서 오는 괴이함이나 의외성을 조금 더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생각이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연의 즐거움 안에 기쁨·슬픔 등의 여러 감정과 노래는 물론이고, 비주얼 임팩트까지 포함이 될 거다.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비틀쥬스'는 이러한 기류에 맞춰서 과감하게 시도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2시간 반~3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목표 아래 이 작가에게도 "사람들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건드려보자, 기분을 건드려보자"고 말했다고 했다. 심 연출은 "사회적 통념에 갇혀서 생각하는 바를 말하지 못하고 말을 아낄 때가 있지 않나. '비틀쥬스'라는 캐릭터를 빌려서 해보는 게 어떨까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삶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태어나서부터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라는 것, 정말 직접적으로 살아간다는 것, 숨을 쉰다는 것을 비틀쥬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한다면 모두가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심 연출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장르지만 자신감 있게 준비했다"면서 "많은 즐거움과 볼거리, 그리고 생각을 가져갈 수 있는 공연"이라고 자신했다. 이 작가 역시 "'비틀쥬스'는 웃음까지 있는 작품이라 종합선물세트 같다"면서 "저점 매수하시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비틀쥬스'는 오는 3월 22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