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수 기간 중 지인들과 배드민턴을 치다 숨진 교사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는 교사 A씨의 배우자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2월 연수 기간 중 자택 인근 배드민턴장에서 지인들과 배드민턴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인근 대학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지주막하출혈로 숨졌다.
이후 배우자는 A씨의 사망이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는 2024년 2월 상병과 공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했다.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 요인보다는 체질적 소인 또는 지병성 요인이 주된 원인이 돼 이 사건 상병이 발병·악화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발한 A씨 배우자는 인사혁신처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A씨가 교직 생활 내내 교육 현장에서 여러 고초와 어려움을 겪으며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특히 재직 당시 학교장이 여자 교직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카메라를 불법 설치했다가 적발된 사건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무 수행 과정에서 누적된 정신적 스트레스가 뇌동맥류 발병·파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과 공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망인이 교직 생활하는 동안 어느 정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상병이 발병할 무렵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이나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 등과 같은 특이 사항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망인이 상병의 발병·악화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유해한 작업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공무상 스트레스와 무관한 요인으로 뇌동맥류가 발생했거나 격렬한 신체 활동으로 혈압이 상승하면서 기존에 발생한 뇌동맥류가 파열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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