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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외 카톡·전화…직장 내 괴롭힘일까요?

입력 2026-01-13 15:34  



퇴근 후 또는 휴일에 상사 또는 동료로부터 업무 연락을 받아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기기를 이용하여 업무와 연결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피로 누적, 휴식권 침해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근무시간 외 연락은 모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까요?

최근 판례는 이 질문에 비교적 분명한 기준(업무상 필요성과 긴급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i># 3개월간 42차례 근무시간외 연락</i>
A상사는 3개월간 B부하직원에게 총 42건의 근무시간 외 연락을 했습니다. 법원은 42건의 연락 행위 중 38건에 대해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습니다. “근무시간 외 연락이 상당한 기간 동안 여러 차례 반복되어 왔고, 부하직원이 자제해달라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었으며,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상당히 오랜 시간 이뤄졌고, 통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업무시간이 아닌 밤 시간에 급박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없어 보이고, 양자의 지위 및 관계를 고려할 때 부하직원으로서는 상사와의 전화통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었을 것이므로, 업무상 적정 범위 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법, 2025.10.30. 선고 2024가합110086 판결).

다만, 같은 판결에서 다른 4건(야근 후 주차 확인, 퇴근 직후 보안 물품 관련 주의, 행사 담당자의 무단 퇴근 확인, 야근 중 업무 협의 전화)은 통화의 목적과 내용, 시점, 업무상 필요성을 고려하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근무시간 외 연락이라고 해서 모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의 입장은 근무시간 외 연락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연락의 업무 관련성, 필요성, 긴급성, 연락의 빈도와 시간, 근로자의 상황 등 구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i>#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i>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근무시간 외에 업무 관련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말합니다. 이는 근로자의 휴식권과 사생활을 보호하고, 나아가 근무시간 중 직무 몰입도를 높여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최근 실근로시간 단축의 흐름 속에서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논의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는 2017년 「공무원 복무 조례」에서 근무시간 외 전화, 문자메시지, SNS 등을 통한 업무 지시로 인하여 공무원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현재 부산 동구·동래구, 대구 북구 등 일부 지자체도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시행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근무시간 외 불필요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실노동시간단축지원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i># 근무시간외 연락 가이드라인 마련해야</i>
조직 차원에서는 근무시간 외 연락 가이드라인 및 내부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이나 업무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근무시간 외 연락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근무시간 외 연락을 금지하면서, 긴급 보안사고, 중대한 시스템 장애 등 예외 사유를 한정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관리자는 근무시간 외 연락하기 전에 연락의 필요성과 긴급성, 연락을 받는 상대방의 입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근무시간 외 연락을 ‘관행’ 또는 ‘업무상 필요성’이라는 이름으로 방치할 것인지, 아니면 존중과 효율의 관점에서 재설계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허순영 행복한일노무법인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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