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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유치 석달만에 4배? …HD현대로보틱스 몸값에 쏠리는 눈

입력 2026-01-12 15:59  

이 기사는 01월 12일 15: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HD현대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들을 선정하며 상장 추진을 본격화했다. 선정된 주관사들은 최대 8조원 수준의 몸값을 합리화할 전략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시장에서는 '중복상장 논란'을 돌파할 전략도 상장 과정에서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UBS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공동주관사로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을 선정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주관사들과 곧이어 미팅을 갖고 상장 추진 시점과 전략을 조율할 예정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9~12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8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당초 4조원 안팎으로 거론돼왔다. 로봇 산업의 성장성과 HD현대그룹 계열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수준이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HD현대로보틱스는 작년 10월 산업은행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KY PE과 18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1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예상 기업가치가 훌쩍 뛴 것은 로봇 산업 전반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제조업 전반에서 자동화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프리미엄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다.

상장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가 빠르게 뛰고 있다는 점도 HD현대로보틱스가 몸값을 높게 잡도록 하는 요소로 꼽힌다. 2021년 2월 2140억원의 몸값으로 상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총은 이날 오후 기준 8조6426억원에 달한다. 2023년 10월 상장 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6853억원이었던 두산로보틱스도 이날 오후 시총 5조341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공격적인 몸값 산정에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HD현대로보틱스 역시 아직 본격적인 이익 창출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 HD현대로보틱스의 2024년 실적은 매출 2149억원, 영업이익 2억6871만원이다. HD현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의 1~3분기 매출은 1769억원, 순손실은 75억원이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주가수익비율(PER)을 현 실적에 적용할 수는 없다. 매출 대비 기업가치를 따지는 주가매출비율(PSR) 역시 8조원을 정당화하기엔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 사이에서 밸류에이션 과정을 두고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증권사는 비교적 보수적인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기업가치를 제시하기 위해 글로벌 제조업의 자동화 투자 확대, 피지컬 AI 확산에 따른 로봇 고도화 등을 주요 논리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중복상장 논란을 돌파할 전략도 원활한 상장을 위한 관건으로 제시된다. HD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HD현대로보틱스는 분할 이후 HD현대가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로 출범했다. 현재 HD현대의 보유 지분은 80%다.

당초 금융당국은 물적분할 후 5년 내 상장하는 경우에만 중복상장 논란을 엄격히 따지도록 했다. 그러나 작년 주주 보호 노력을 심사하는 요건 중 '물적분할 후 기간'을 삭제하며 모든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을 엄격하게 살펴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물적분할된 지 17년이 넘은 SK엔무브까지 중복상장 논란에 상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올해 1분기 발표할 예정이다. HD현대로보틱스와 주관사들은 이를 참고해 논란을 돌파할 전략을 수립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격해질 경우 상장 작업이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다"면서 "모회사 주주를 원활히 설득할 수 있는지 여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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