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다는 지라시(사설 정보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돌았어요. 내용대로라면 우리 동네가 수혜를 입게 돼 기대가 큽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순께 추가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토지거래허가 구역을 재조정한다는 지라시가 확산하며 실수요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를 앞두고 나오는 지라시를 맹신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허제 재조정과 관련한 사설 정보지는 약 열흘 전부터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시중에 빠르게 퍼졌다.
해당 문서에는 강남·서초·송파·마포·용산·성동·강동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고, 구리와 부천 등 경기도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대출 요건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 완화 등 각종 내용이 담겼는데,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목은 단연 토허제 재조정과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확대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이런 정보지를 접한 이들은 저마다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드러냈다. 서울 동북권에 거주하는 A씨는 "관심 있게 지켜보던 지역이 토허제가 풀린다는 내용이 포함돼 반가웠다"면서 "토허제가 풀리면 바로 전세를 끼고 물건을 사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내용의 사설 정보지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과거 선거를 전후해 부동산 규제 조정이 이뤄진 전례가 있는 만큼, 일부 수요자들이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희망적 해석을 얹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주의를 당부했다. 10·15 규제 당시 과열 우려가 없는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토허제가 지정됐기 때문에 일부 완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해당 정보지에 담긴 내용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우선 당장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언급된 지역구 구성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에서 두 자릿수 아파트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송파구, 성동구, 서초구, 마포구, 강남구, 용산구, 양천구, 강동구, 광진구, 영등포구, 동작구(상승률 높은 순) 등인데, 정보지에서는 양천구와 광진구, 영등포구가 해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적시됐다.

경기도에서도 작년 한 해 동안 급등했던 과천(20.46%), 성남 분당(19.10%) 등이 빠졌다. 최근 급등하는 가격 흐름과 투기 수요 유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정부 정책 방향과는 어긋나는 것이다.
토허제는 실거주 목적 외 거래를 제한하기 위해 토지나 주택을 매매하려면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인데, 정부가 시장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 지역을 해제할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될 것이라고 언급된 곳들 역시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사설 정보지에는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부천시(-0.35%)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언급됐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에서 결정되면 바로 발표가 될 것"이라며 "정보를 사전에 유출했을 리가 없기 때문에 신뢰성은 제로라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굉장히 과열된 지역까지 (토허제 해제 대상에) 포함됐다면, 더더욱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부연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런 여론으로 정책을 몰아가는 부분도 있다"며 "토허제 해제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거나 이를 너무 신뢰하는 것은 시장 상황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문가 간 토의와 국회 등에서 토허제 해제에 관한 얘기가 나오다 보니, 하나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상상력이 발휘된 내용이 아닌가 싶다"며 "전체적 틀이나 방향성만 참고로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송 대표는 토허제 일부 완화에 대해선 "정량적 요건 자체가 해당이 안 되는 지역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현실성이 있다"면서도 "(정보지에서 언급된) 8개 구 외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곳을 포함해 더 많은 곳을 남겨놓고 (토허제를) 풀어나가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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