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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된 5579억 대장동 계좌…김만배 계좌엔 고작 7만원뿐

입력 2026-01-12 17:20   수정 2026-01-13 01:24

경기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의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가압류한 계좌를 확인해보니 대상 계좌가 사실상 잔액이 거의 없는 ‘깡통’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김만배 남욱 등 ‘대장동 4인방’을 상대로 법원의 추징보전 결정문을 근거로 14건, 5579억원 규모 가압류·가처분을 신청해 모두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금융회사를 통해 확인한 계좌는 사실상 깡통이었다.

2700억원을 청구한 김만배 측 화천대유 계좌에는 고작 7만원이 들어있었고 1000억원을 청구한 더스프링 계좌 잔액은 5만원에 불과했다. 시가 가압류한 전체 계좌의 잔액 합계 역시 4억7000만원 수준으로,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이 계좌들을 통한 실질적인 수익 환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성남시는 검찰의 비협조 때문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시가 수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검찰은 2022년 7월께 대장동 일당의 추정 범죄수익 4449억원 중 96.1%(4277억원)가 소비되거나 은닉돼 반출된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당시 계좌 잔액은 전체의 3.9%인 172억원뿐이었으며 이후 4년여 동안 이마저도 4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성남시 관계자는 “검찰이 실질적인 자산 집행 내역과 자금 흐름을 공유해줬다면 실익이 큰 자산을 우선 선별해 효과적으로 가압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18건의 추징보전 사건 4건은 결정문을 제공했고 나머지 14건은 법원이 보관 중이라 사본을 임의로 제공할 수 없어 사건 번호만 성남시에 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이 추징보전 재산의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지난해 11월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000억원 정도는 몰수 보전돼 있다”며 성남시의 민사소송으로 충분히 환수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정 장관 발언이 당시 거세게 인 항소 포기 외압 논란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은 아니었기를 바란다”며 “검찰이 대장동 일당의 실질적인 재산 목록과 자금 흐름 자료를 공유해야만 시민들의 혈세로 얻은 범죄 수익을 1원이라도 더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정진욱/허란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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