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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 부족에 세금 줄줄 새는 실업급여 현장

입력 2026-01-12 17:02   수정 2026-01-13 00:36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12조2800여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1년(12조500여억원)을 넘는 수치로, 취업 시장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어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 배수는 0.39로,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구직자 10명당 일자리가 4개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일자리 부족으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실업급여 지급이 급증하는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년 고용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전년 대비 18만2000명 증가했지만, 29세 이하 가입자는 오히려 8만6000명 감소했다. 2022년 9월 이후 40개월 연속 감소세다. 구직활동을 포기한 ‘쉬었음’ 인구 가운데 2030세대가 지난해 71만8000명으로, 2019년 대비 약 32% 늘었다. 일자리 미스매칭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는 지난해 99만 명으로, 2015년 대비 3.7배가량 늘었다. 반면 청년 일자리 중심의 민간 부문 취업자는 같은 기간 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 주도 고용 창출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없으며 민간 기업이 채용을 늘려야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 활력 저하와 낮은 성장률, 미국 등 선진국 중심의 해외 투자 확대 등으로 기업의 국내 고용 여력은 그다지 크지 않다. 가뜩이나 우리 노동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국내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면서 노란봉투법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입법에 반대하는 경제계의 목소리도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다. 그 피해는 청년뿐만 아니라 무한경쟁에 내몰린 자영업자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고갈 위기에 처한 실업급여를 줄일 방안을 찾는 것도 시급하다. 부정 및 반복 수급 문제가 심각한데도 정부가 실업급여 대상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실업급여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도 결국 세금으로 충당된다. 정부와 국회는 ‘짧게 일하고 자주 실업급여를 받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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