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이 지난주 열렸다. 이번 CES가 우리 기업과 정부에 주는 시사점과 전략적 방향을 정확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지정학, 패러다임 혁명의 3대 관점을 함께 봐야 올바른 전략과 정책을 도출할 수 있다. 각 업체가 내놓은 눈에 보이는 기술이나 제품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다.먼저, 기술적 관점에서는 단연 인공지능 대전환(AX) 전략 및 정책이 중요하다. 올해 CES의 핵심은 제품에 AI를 적용해 혁신적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는 지능형 시스템인 ‘피지컬 AI’다. 로봇, 자동차, 건설·농기계, 드론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움직이는 AI’ ‘행동하는 AI’를 구현했다. 그중에서도 가까운 미래에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대체해 산업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관심이 뜨거웠다.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대거 전시장을 메운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완전 전동식 차세대 아틀라스가 올해 최고 히트작이었다. 이는 우리 피지컬 AI 전략에 중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서비스 로봇과 같은 범용 로봇에서는 중국 저가 휴머노이드의 파상 공세로 경쟁이 어렵고 제조, 의료 등 산업 특화 휴머노이드에 집중해야 승산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틀라스가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진보를 보인 것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기술과 현대차그룹의 제조 기술이 맞물려 산업 특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축적된 세계 최강 제조업 데이터와 분야별 도메인 노하우로 학습시킨 산업 특화 피지컬 AI는 우리가 미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다. 이는 양대 AI 발전 방향인 ‘에이전트 AI’ 전략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CES가 제품 중심이기 때문에 피지컬 AI가 주목받았지만 올해와 내년 최고의 화두가 될 에이전트 AI도 데이터와 노하우 기반의 산업 특화가 승부처다.
두 번째 관점인 지정학적 판도를 고려한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 세계 기술 패권을 건 첨단기술 분야의 미·중 경쟁 심화는 양날의 칼이다. 올해 CES에서는 비자 문제로 전시 업체 및 참관객 수에 제한이 있었음에도 전 분야에서 중국 제품·기술의 약진이 돋보였다. 과거 가성비 중심의 경쟁력을 넘어 세계 수준 기술력으로의 발전은 이제 우리 제조업에 큰 위협이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 이익을 경쟁력으로 오판해선 절대 안 된다. 우리 전략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의 강약점을 분석해 미국과 중국에 공히 필요한 전략 기술, 소위 ‘길목 기술’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차세대 초저전력 AI 반도체가 좋은 예다.
세 번째 관점인 대전환 시대의 패러다임 혁명에 맞는 전략 및 정책이 중요하다. 올해 CES에서도 기술·제품 중심에서 목적·미션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혁명적 변화가 심화됐다. 인류 건강을 위한 헬스케어 분야가 초고속 성장하는 것이 좋은 예다. AI, 로봇 등 기술 혁신을 ‘수단’으로 인류의 역량을 확장시켜 인류의 궁극적 ‘목적’인 지속 가능성과 공영·행복 실현을 이루자는 CES의 패러다임 혁명을 우리 전략 및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우리의 당면 과제인 ‘퍼스트 무버’ 도약을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과 같은 기술 중심 전략·정책도 필요하지만 지속 가능성, 건강, 안전 등 미래 인류 사회를 선도하는 목적·미션 중심의 전략·정책 개발이 더욱 중요하고 시급하다.
CES가 제시한 기술, 지정학, 패러다임 혁명의 3대 관점을 입체적으로 연계한 전략 및 정책이 나라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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