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이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완전 자율’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테슬라, 구글(웨이모), 아마존(죽스) 등 빅테크가 주도하는 로보택시 시장에 현대차그룹도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모셔널테크니컬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연말께 운전자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무인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 미국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 손잡고 모셔널을 설립한 지 6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에 34억달러(약 5조원)를 투입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공을 들였다.메이저 CEO는 “2018년 앱티브 시절부터 시범 운영에 나서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약 13만 건, 200만 마일(약 321만㎞)이 넘는 주행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순차적으로 한국, 유럽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자율 아이오닉 5' 운행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터를 잡은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의 테크니컬센터. 큼지막한 ‘라이다’(레이저 기반 원격감지 센서)를 비롯해 29개 센서와 카메라를 단 ‘아이오닉 5’가 기자 앞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직원이 운전석에 앉았지만, 페달을 밟고 핸들을 꺾은 건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였다. 올해 말 상용화에 들어가는 현대차그룹의 ‘레벨4’(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처음 언론에 공개하는 데뷔 무대였다.상황 대처 능력도 합격점이었다. 역주행 차량이 갑자기 길을 가로막자 곧바로 멈춰 섰다. 상대 차량이 빠져나간 걸 확인한 뒤에야 다시 액셀을 밟았다. 복잡하기로 이름난 만달레이베이호텔 입구에 들어갈 때도 실력을 발휘했다. 택시와 셔틀버스, 보행자가 뒤엉켰는데도 용케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반드시 지정된 곳에 승하차해야 하는 라스베이거스의 법규를 칼같이 지켰다.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선 주변에 차가 없어도 2~3초간 정차 후 출발했고, 비보호 우회전 때도 전방 차량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앞이 뻥 뚫려도 규정 속도(시속 56㎞)를 지켰다.
실시간 모니터링도 운전 정확도를 높이는 무기다. 테크니컬센터에 있는 관제센터에는 가로 길이 20m의 대형 모니터가 벽 한쪽에 설치돼 있다. 모니터에는 라스베이거스와 피츠버그 도심 지도가 펼쳐져 있고, 시범 운행 중인 모든 로보택시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운영 요원들은 이곳에서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있으면 우회하라고 로보택시에 지시한다.
모셔널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방대한 언어 데이터를 통째로 학습해 대화하는 것처럼 도로 위 정보를 한꺼번에 학습해 AI가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대규모 주행 모델’(LDM)을 구축할 계획이다. 메이저 CEO는 “라스베이거스, 피츠버그,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집한 자료를 LDM으로 학습시킬 계획”이라며 “계획대로 되면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는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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