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는 1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시물레이션 결과 230개 안팎의 기업이 퇴출 요건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은 955개, 코스닥은 1822개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올해부터 적용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요건은 기존 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코스닥은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대폭 올려 잡을 계획이다. 이후 요건을 강화해 2029년 유가증권시장은 시가총액 500억원·매출 300억원, 코스닥은 시가총액 300억원·매출 100억원에 미달하면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하겠다고 보고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업무보고 과정에서 “퇴출 기준에 해당하는 종목이 상당히 많지만 해외와 비교할 때 여전히 국내 상장회사 수가 많다”며 “다산다사(多産多死) 원칙에 따라 전체적인 시장 건전성 관리를 위해 다양한 부실기업의 조기 퇴출 방안을 정책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거래소에 “변화의 의지를 갖고 확실하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상장 유지 문턱을 높이는 동시에 거래 인프라도 상품별로 12시간(주식)·24시간(파생상품) 체제로 연장할 계획이다. 주식 거래 시간은 올해 6월을 목표로 ‘하루 12시간’ 연장을 추진한다.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6시간30분 운영하는 정규장을 유지하되 프리(개장 전)마켓과 애프터(마감 후)마켓을 운영하는 구조를 짜고 있다. 거래소는 증권사와 사무금융노조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6월 거래시간 연장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주식 결제 주기도 현행 ‘거래일부터 2영업일 후’(T+2)에서 ‘1영업일 후’(T+1)로 단축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검토하고 있다.
파생상품시장은 2027년 말까지 아시아 최초로 24시간 거래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파생시장 거래 시간은 19시간으로 하루 23시간 거래하는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20시간 이상 거래하는 ICE·유렉스보다 짧아 자본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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