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국 시위대를 진압 중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1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교만과 독선으로 온 세상을 재단하는 저 자는 알아야 한다"며 "파라오, 니므롯, 레자 샤, 무함마드 샤와 같은 세상의 독재자들과 교만한 자들은 그 교만이 극에 달했을 때 몰락했다는 것을. 저 자 또한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초반부터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던 트럼프는 최근 며칠 동안 "몇몇 강력한 선택지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결정을 내리게 될 것" 같은 발언으로 이란 정권을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이란 지도자들이 어제 전화했다. 그들은 협상하길 원한다"고도 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SNS에 트럼프 모양을 한 고대 이집트 양식 석관이 부서져 내리는 삽화도 함께 게시했다. 석관에는 미국의 국조(國鳥)인 흰머리독수리, 성조기의 별 무늬 등도 그려져 있다.
하메네이가 언급한 파라오는 구약성서 출애굽기(탈출기)에서 신에게 맞서다 홍해에서 자국 군대를 모두 잃은 이집트 국왕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니므롯 역시 아브라함 전통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전승에서 신에게 반항해 바벨탑을 건설한 왕의 이름이다. 레자 샤, 무하마드 샤는 이슬람 혁명으로 몰락한 팔레비 왕조의 1·2대 국왕이다.
시위 초반 '러시아 망명설'까지 불거졌던 하메네이는 현재까지 무력으로 정권을 지탱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에도 그는 '신학적 경고'를 공개적으로 보냄으로써 자신이 이끄는 이슬람 신정 체제가 굳건하다는 메시지를 자국민과 국제 사회에 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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