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의 직접적 원인은 임금 협상 결렬이지만 그 이면에는 통상임금 산정 방식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시민 입장에선 ‘버스가 왜 멈췄는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사안이지만 핵심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어떻게,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가다.
지난해 10월 서울고등법원은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되 실제 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월 기준시간을 기존처럼 일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사측은 해당 판결을 전체 버스업계 임금 체계에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올해 임금 인상률은 약 6~7% 수준이다. 사측은 “판결을 그대로 반영한 합리적 인상안”이라며 “이미 재정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실근로시간 기준 적용은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며 “법원 판결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기사들의 장시간·고강도 노동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측은 막판 협상에서 임금 인상률을 최대 10% 수준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울산 인천 대구 등 주요 도시도 9~10%대 인상률로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 역시 통상임금 전면 수용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단순한 인상률 문제가 아니라 임금 체계 자체를 둘러싼 싸움이라는 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셈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버스노조에서도 출근길 시민분들의 불편을 감안해 조속히 현장에 복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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