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 참여자들을 무력으로 강경 진압 중인 가운데, 한 여대생이 지근거리에서 뒤통수에 총을 맞고 숨졌다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당국이 자국민을 상대로 사실상 '즉결 처형'을 자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테헤란 샤리아티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던 루비나 아미니안(23)이 지난 8일 시위 진압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IHR은 유족과 목격자의 진술을 인용해 "아미니안은 뒤쪽 근거리에서 발사된 총탄에 머리를 맞았다"고 전했다.
이란 서부 쿠르디스탄 출신인 아미니안의 어머니는 사고 소식을 듣고 상경해, 수백 구의 시신 사이를 헤맨 끝에 간신히 딸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만행은 사망 이후에도 계속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IHR은 아미니안의 가족이 고향에서 장례를 치르려 했으나, 보안 당국이 집을 포위한 채 정식 매장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당국은 시신을 인근 도로변에 묻으라고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IHR에 따르면 시위 16일째인 12일까지 시위대만 최소 64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18세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IHR은 이 수치가 직접 확인했거나 독립된 두 개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망 사례만 집계한 것이라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60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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