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뜨겁다. 작년 말 4214.17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4600을 돌파했다. 1주일간 상승률은 9.7%에 달했다. 이런 속도라면 조만간 5000 돌파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올해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10개 증권사가 꼽은 올해 최고의 유망주로 선정됐다. 이 밖에 로봇과 항공·우주, 바이오 업종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차가 꼽혔다. 반면 2차전지 업종은 조정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AI 관련주는 시장을 이끌 업종과 조정 우려가 큰 업종 모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AI 거품론’에 대한 시장의 경계 심리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AI 관련주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매니저들은 “고평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기업만큼 실적 성장성이 돋보이는 업종을 찾기 어렵다”며 “시장에서 나오는 거품 우려를 수치로 불식하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꼽혔다. 국내 10개 증권사로부터 올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하는 종목을 5개씩 추천받은 결과, 두 종목의 득표수가 각각 6개로 다른 종목을 압도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 적용될 HBM4 출하가 본격화하면 HBM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KB증권은 “2분기부터 HBM4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엔비디아의 GPU, 구글의 맞춤형 반도체(ASIC) 등 확장되고 있는 AI 생태계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HBM4는 HBM3E 대비 최고 58% 비싼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와 관련해 KB증권은 “내년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최고 65%에 달할 것”이라며 “2028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이 지속된다면 D램 반도체 3위 기업인 마이크론 밸류에이션을 적용해 산술적으로 시가총액이 840조원(주가 115만원)에 올라설 수 있는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펀드매니저들은 작년 하반기 주가 상승폭이 컸던 로봇과 항공·우주 업종도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바이오, 방산에 대한 관심도 컸다. 국내 10개 증권사 중 4곳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유망한 업종과 테마로 제약·바이오를 꼽았다. 신한투자증권은 “바이오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지배구조 개편과 금리 인하를 계기로 지주사와 바이오 등 그동안 저평가된 종목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바이오는 금리 인하의 대표적 수혜 업종”이라며 “신약 개발 및 기술수출 이벤트에 힘입어 시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반도체에 집중된 AI 사이클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AI 인프라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올해는 AI를 실제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로 흐름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AI 활용도가 높은 제약·바이오테크는 물론 로봇·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분야로도 기대가 옮겨갈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추천한 유망 종목 중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을 잇달아 수주해 올해도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본격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HD현대중공업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구체화하며 군함 수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 밖에 네이버, 현대로템, 한국금융지주 등도 유망주에 올랐다. 한국금융지주는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대비 27%가량 늘어난 3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조정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2차전지에 많은 표가 몰렸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데도 작년 하반기 주가가 급등해 투자 위험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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