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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 욕설 녹음했는데…징계 대상 될 수 있을까 [율촌의 노동법 라운지]

입력 2026-01-15 07:00   수정 2026-01-15 08:39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녹음 내지 녹취는 분쟁에서 증거자료로 활용된다. 이런 녹음이나 녹취가 법적으로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는지가 종종 문제가 된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청취하는 이른바 '불법감청'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금지되고, 해당 녹음 내용은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없다(동법 제3, 4조). 주로 문제 되는 것은 당사자 본인이 직접 참여한 대화 내용을 상대방 모르게 녹음하는 경우다.
大法 "동의 없는 녹음, 무조건 불법은 아냐"
최근 대법원은 동의 없는 녹음이 대화 상대방의 음성권 침해로 불법행위가 되는지에 관해 "실체적 진실 보존 또는 자기 방어를 위하여 상대방 대화의 녹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녹음행위가 음성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원칙적으로는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대법은 '상대방의 명시적인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기망·협박해 녹음을 하는 등 침해방법이 부당한 경우'나 '녹음행위 자체는 부당하게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녹음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방송·배포하는 경우'는 다르다고 봤다. 이같은 경우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필요성, 상대방이 입게 되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등에 비춰 위법성이 인정되면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

대법 판시 내용에 의하면 상대방 동의 없는 녹음 자체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녹음 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녹음 자료를 외부적으로 활용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필요성, 적절성, 보호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내 녹음이 '직장질서' 저해?
녹음이 음성권 침해로 불법행위가 되는지와 별도로, 사내에서의 녹음이 '직장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로 징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따로 검토될 문제로 보인다. 사내 녹음은 상대방의 음성권 뿐만 아니라 '직장질서'라는 별도의 보호법익이 함께 문제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녹음의 필요성과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직장질서 위반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본인을 괴롭히는 직장 상사의 부당한 지시나 욕설 등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활용할 목적으로 해당 상사와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있겠다.

반면 특별히 녹음이 필요한 상황이나 대상이 아님에도 동료들과의 대화를 광범위하게 녹음하는 경우는 직장질서 위반으로 징계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녹음하지 말 것을 요청했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녹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서울행정법원 2022. 2. 10. 선고 2020구합71765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1. 24. 선고 2021구합84621 판결 등).

녹음의 증거능력은 어디까지
한편 녹음이 음성권 침해나 직장질서 위반인지와 별도로, 녹음된 내용 자체는 민사소송이나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은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민사소송법하에서 상대방 부지(알지 못함) 중 비밀리에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했다는 이유만으로 녹음테이프가 증거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채증 여부는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녹음 자료에 대한 증거능력을 넓게 인정하는 것이다(대법원 1981. 4. 14. 선고 80다2314 판결, 대법원 1999. 5. 25. 선고 99다1789 판결 등).

결국, 사내 녹음은 경우에 따라 음성권 침해로 불법행위가 될 수 있고 직장질서를 훼손하는 징계사유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증거 확보 등 정당한 목적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안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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