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메타)이 '애물단지' 메타버스 사업에 대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메타가 '메타 퀘스트' 가상현실(VR) 헤드셋 등을 개발하는 리얼리티랩스 조직의 인력 10%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리얼리티랩스의 인력 규모는 현재 1만5000여명이다. 이번 감원은 이르면 1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리얼리티랩스의 수장인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주 리얼리티랩스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14일 회의를 소집하면서 구성원 전원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보스워스 CTO는 이 회의가 올해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메타는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NYT는 부연했다.
메타는 메타버스 분야에 쏟던 자원과 인력을 돌려 인공지능(AI) 개발과 스마트안경 등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기기 사업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리얼리티랩스 내에서도 스마트안경과 AI 밴드 등을 개발하는 '증강현실' 부서는 대체로 이번 감원 조치에서 제외될 예정이라고 NYT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메타가 작년 9월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 최신 스마트안경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가 인기가 높고 재고가 부족해 이번 달 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출시를 연기한 바 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의 주도 아래 2014년부터 VR 헤드셋 보급과 VR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메타버스 사업을 벌여왔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막대한 손실만 봤다.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미래가 VR 기반 메타버스라는 믿음 아래 2021년 사명까지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며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한 것.
IT 기업들 사이에서 메타버스 기술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저커버그의 예측도 빗나갔다. 리얼리티랩스는 2021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700억달러(약 103조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해 투자자들로부터 '밑 빠진 독'이라 비난받았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작년 11월 내년도 예산 기획 회의를 주재하며 메타버스 예산을 30%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초고성능 AI를 연구하는 사내 조직인 'TBD랩'의 예산을 늘렸다.
이번 구조조정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자금을 '영끌'하는 메타의 현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AI 개발·운영의 기초 설비인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수백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작년 6월에는 '스케일 AI'란 AI 데이터 기업의 인력을 한꺼번에 영입하고자 이 회사 인수에만 143억달러(약 21조원)를 썼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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