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GFR2 선택성을 기반으로 한 리라푸그라티닙은 기존의 약물들이 보여준 효능과 반응 지속성의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앙투안 홀르벡 프랑스 구스타브루시암센터 교수는 13일 인터뷰에서 “리라푸그라티닙이 좋은 효능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FGFR2만을 정밀 타격하는 압도적인 선택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HLB의 FGFR2 선택적 억제제 리라푸그라티닙 임상 1/2상을 주도한 연구책임자(PI)다.
리라푸그라티닙은 2024년 12월 HLB가 미국 나스닥 상장사 릴레이(Relay Therapeutics)로부터 도입했다. FGFR2 융합·재배열 타깃 담관암 2차 치료제는 물론 FGFR2 변이성 암에 대해서는 암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처방할 수 있는 ‘암종 불문 치료제(Tumor-agnostic therapy)’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받는 게 목표다.
암종 불문 치료제는 종양의 발생 부위와 관계없이 특정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처방이 가능한 항암제의 새로운 영역이다. 지난 2017년에 글로벌 블록버스터 ‘키트루다’가 최초로 암종 불문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았다.
홀르벡 교수는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에 대한 선택성이 높아 pan-FGFR 억제제와 비교해 약물 효능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용량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조적 차이로 인한 효능은 임상 데이터에서 확인됐다.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융합 간내 담관암(iCCA)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46.5%, 반응지속기간(DOR) 11.8개월로 나타났다.
기존 FGFR 타깃의 FDA 허가 약물은 페미가티닙과 푸티바티닙이 있으며, 모두 pan-FGFR 억제제다. FGFR는 여러 타입이 있다. pan-FGFR 억제제는 모든 FGFR 신호를 억제하는 반면 리라푸그라티닙은 문제를 일으키는 FGFR2 신호만 정확히 타깃한다.
페미가티닙은 임상 2상에서 ORR 35.5%, DOR 9.1개월이다. 푸티바티닙은 임상 2상에 ORR 42%, DOR 9.7개월이다. 홀르벡 교수는 “리라푸그라티닙의 수치는 경쟁약물 페미가티닙이나 푸티바티닙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며 “리라푸그라티닙이 더 강력한 약물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내성 발생 시점의 차이를 꼽았다. 홀르벡 교수는 “리라푸그라티닙 치료에서는 FGFR2 돌연변이에 의한 내성이 pan-FGFR 억제제보다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점이 약물 효과가 더 오래 유지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억제제 계열에서 고질적인 한계로 지적돼 온 내성 문제에서도 기존 약물 대비 차별화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홀르벡 교수는 “현재 내성 기전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라며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기존 약물에서 흔히 관찰되던 FGFR2 565 위치의 게이트키퍼 돌연변이나 이른바 ‘분자 브레이크’ 형태의 내성 변이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고 했다.
담관암 외 다른 암종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탐색하고 있다. 홀르벡 교수는 “이번 임상에 담관암 외에도 위암, 자궁내막암, FGFR2 증폭을 가진 유방암 환자들도 참여했다”며 “특히 FGFR2 증폭 유방암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반응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환자군에서는 FGFR2 증폭 자체가 일반적으로 잘 검사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안전성 측면에서 그는 “FGFR2 선택성 덕분에 설사와 고인산혈증은 pan-FGFR 억제제보다 적게 관찰됐고, 인산결합제 사용도 줄었다”며 “환자들이 설사로 다시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임상 현장에서의 치료 포지션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홀르벡 교수는 “가장 현실적인 위치는 항암화학요법 또는 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이후의 2차 치료제”라면서도 “이미 pan-FGFR 억제제를 투여받은 환자에서도 ORR 22%, 무진행생존기간(PFS) 약 6개월이 관찰돼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차 치료제에 대한 가능성도 전망했다. 그는 “1차 치료군은 환자 수가 11명으로 적었지만 ORR이 63%로 높았고, DOR과 PFS 역시 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보다 길게 나타났다”며 “간에 국한된 큰 종양을 가진 간내 담관암 환자에서는 강한 종양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1월 13일 15시25분 게재됐습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