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 많이 나올 겁니다.”(존 김 파라폼 최고경영자) “창업자는 5년 뒤 사업 확장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최고 인재를 데려올 수 있습니다.”(스티븐 리 세븐스타즈 창업자)
북미 최대 한인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 ‘2026 UKF(한인창업자연합) 서밋’의 마지막 날인 12일(현지시간). 연단에 오른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의 공통 키워드는 ‘인재’였다. 이들은 “단순노동을 인공지능(AI)이 대체하고 있지만 AI를 개발하는 고급 인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반영하듯 행사장 안팎에서는 ‘한국산 원석’을 발굴하려는 VC와 투자를 유치하려는 창업자 사이에서 활발한 네트워킹이 이뤄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 폭스시어터에서 나흘간 열린 2026 UKF서밋은 이날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라이트스피드벤처스, 굿워터캐피털 등 현지 주요 VC 10곳이 연사로 나섰고, 한인 창업자 등 1000여 명은 투자자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투자자들은 AI 분야 인재 쟁탈전이 격화하면서 채용과 보상 체계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 인재와 기술만 빼가는 ‘인재 영입용 인수’가 대표적이다. 존 김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희소한 자원은 인재”라며 “초기 단계의 유능한 창업자를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인 인재 영입 전략”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장 킨드레드벤처스 창업자는 “프런티어랩(오픈AI 등 AI 연구 선두 조직) 출신이 세운 기업에는 제품이 없어도 팀의 방향성만 보고 투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해서는 냉정한 전망이 이어졌다. 앤 김 스티플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이 반등하기를 기다리는 창업자가 많지만 과거와 같은 시장 광풍은 몇 년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이 유 폴리혹 파트너변호사 역시 “2021년 무렵 투자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던 ‘포모(FOMO)’가 시장을 지배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위험 감수 수준이 훨씬 낮아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을 일군 창업자들은 생생한 경영 노하우를 공유했다. 칼 헨더슨 슬랙 공동 창업자는 “뽑은 직원이 근무한 첫날 조직과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 때도 있다”며 “해고는 정말 힘들지만 늘 ‘더 빨리 해고했어야 한다’고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급여 관리 기업 구스토의 창업자 데이비드 김은 “코딩에 대한 애착 때문에 관리자가 된 후에도 모든 시간을 개발에 쏟았던 적이 있다”며 “오랜 시행착오 끝에 팀을 관리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가방 브랜드 대그니도버의 멜리사 신 창업자는 “소비자 브랜드에 투자가 쏠리던 시기에도 브랜드 구축은 1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전임을 이해하는 파트너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자산가와 패밀리 오피스 등 ‘인내심 있는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쿠팡,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당근 등의 초기 투자자인 에릭 김 굿워터캐피털 매니징파트너는 토스를 사례로 들며 “디자인은 단순한 표지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제품”이라며 창업자들에게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혁신을 당부했다. 스티브 장 창업자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할 때 투자사 이름값만 보기 쉽지만, 야구팀이나 농구팀을 구성하듯 개별 투자자가 자기 팀에 어떻게 기여할지를 보고 투자사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강해령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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