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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농협중앙회장…농민신문 회장직 내려놓고 출장비 반환

입력 2026-01-13 17:10   수정 2026-01-14 00:45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겸직 중인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해외 출장 과정에서 숙박비 상한을 초과해 지출한 4000만원은 반환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에서 과도한 특혜와 방만한 운영을 지적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위기 수습으로 끝내지 않고, 농협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건 2011년 전산 장애로 금융 거래가 전면 중단된 이후 15년 만이다.

강 회장은 “관례적으로 겸직한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연간 3억원이 넘는 보수와 4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회장과 함께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전무이사), 상호금융 대표이사, 농민신문사 사장 등 주요 임원도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강 회장은 인사와 경영 전반을 사업 전담 대표이사 등에게 위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본연의 책무인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 권익 증진을 위한 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출장과 관련해서는 숙박비 상한을 초과해 지출한 4000만원가량을 개인 비용으로 반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협중앙회 규정상 해외 숙박비 상한은 1박에 250달러지만, 강 회장은 최대 186만원 넘게 숙박비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해외 숙박비 규정은 물가 수준을 반영해 상향 조정하는 등 관련 제도와 절차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농협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자체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과 지배구조, 농·축협 조합장과 임원 선거 제도 등의 개선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그는 “농협개혁위는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두고 법조계·학계·농업계·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할 것”이라며 “감사 지적 사항은 물론 관행으로 묵인돼 온 불합리한 제도 전반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정부의 농정 대전환 정책에 적극 동참해 농협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광식/김익환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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