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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출퇴근길…버스 안오고 택시 안잡히고 지하철은 '지옥철'

입력 2026-01-13 17:12   수정 2026-01-14 00:52


13일 오후 6시30분 서울역버스환승센터. 안내 전광판에 도착 예정 버스는 없고 대부분 ‘차고지 대기’란 문구가 떴다. 영문을 모른 채 서성이던 외국인 관광객과 일반 시민들은 기다리다 지쳐 택시 승강장이나 지하철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 시내버스가 이날 첫차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서울 버스가 파업으로 멈춘 것은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전체 395개 노선, 7018대 차량 가운데 정상 운행한 차량은 478대(6.8%)에 그쳐 ‘서민의 발’로 불리는 버스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
◇“잠깨보니 버스 파업” 시민 불편 가중


서울시는 즉각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지하철 운행 횟수를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 시간대를 1시간씩 연장했다. 막차도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했다. 혼잡 역사에는 질서 유지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비상 대기 열차도 확보했다.

그럼에도 이날 출퇴근길 지하철역마다 “밀지 마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역사 내부는 순식간에 북새통이 됐다. 청량리·여의도·서울역 등 주요 환승역 이용객은 직전 주 대비 최대 35% 늘면서 개찰구부터 승강장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5개 자치구는 무료 셔틀버스를 긴급 투입했다. 서대문구는 지하철 연계 셔틀버스 40대를, 은평구는 24대를 투입해 주요 주거지와 지하철역을 연결했다. 강서·노원·도봉·강남·서초구 등도 대중교통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임시 노선을 편성했다.

그럼에도 역부족이었다. 셔틀 정류장 위치와 운행 시간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길거리를 헤매거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경기도민의 출퇴근길은 더 험난했다. 도민 상당수가 경기 광역버스뿐 아니라 서울 시내버스를 함께 이용하지만, 서울시 재난문자를 받지 못해 파업 사실조차 모른 채 헛걸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성남시에서 서울 종로구로 출근하는 김모씨(28)는 “버스를 1시간가량 기다리다가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고 했다. 새벽에 출근하는 청소 근로자 등의 피해도 컸다. 강남구에서 일하는 김모씨(72)는 “버스가 안 오니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며 “하루 일당의 절반이 날아간 셈”이라고 했다.
◇버스 노사, 통상임금 놓고 평행선

서울 버스 노사 협상의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 문제다. 2024년 말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이를 서울 버스(동아운수)에 처음 적용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둘러싸고 노사 간 해석이 정면으로 충돌해서다.

사측은 항소심 판결에 따른 임금 상승분을 6~7%라고 본다. 여기에 올해 추가 인상분을 더해 10.2~10.3%의 인상률을 제안했다. 부산 울산 인천 대구 등 주요 광역자치단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는 임금체계 개편을 전제로 한 것이란 주장이다. 즉 기존 체계를 유지하면 인상률이 12%를 웃도는 데다 추가 인상분을 합치면 16.4%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버스의 특성상 임금 인상은 곧바로 서울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임금 1%포인트 인상 때마다 약 149억원의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

문제는 서울 버스 재정이 이미 만성적인 적자 구조라는 점이다. 버스 적자는 2024년 8258억원, 2025년 8785억원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노조 측 임금 인상 요구안이 반영되면 올해 적자는 1조1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시민의 발이 묶이지 않도록 서울시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총동원해 교통 대란을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요청에 따라 14일 오후 3시부터 2차 사후 조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다만 노사가 이미 한 차례 중재에 실패한 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용훈/김영리/김유진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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