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대해 상호관세율을 20%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는 무역협정을 조만간 타결할 전망이다. 이 협정에 따라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미국 애리조나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로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각 트럼프 정부가 대만과의 무역협정을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대만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대가로 대만이 미국에 3000억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은 TSMC의 대규모 투자를 포함해 3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지난해 트럼프 정부 출범 초 165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했는데 이를 대폭 늘리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5개 이상의 반도체 공장의 추가 건설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2020년부터 애리조나주에 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2024년 피닉스에 1곳을 완공했다. TSMC가 이미 약속한 6개의 공장(완공 포함)에 5개의 공장이 추가될 경우 TSMC의 미국 내 공장 수는 11~12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계획의 두 배 수준이다.
WSJ는 TSMC가 지난 주 신규공장 설립을 위해 애리조나 부지 인근 약 900에이커(약 360만㎡) 부지를 경매에서 1억9700만달러에 사들였다고 전했다. 새 공장 중 일부에서는 엔비디아, AMD 등 TSMC 고객사가 설계한 프로세서인 로직 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패키징 칩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공장 2곳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을 고려할 때 반도체 공장의 상당부분이 미국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해 9월 TSMC 반도체의 절반은 미국에서 생산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수차례 반도체 관세를 곧 도입한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8월에는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고, 같은 달에는 “다음 주에 반도체 관세를 설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품목관세 부과의 근거가 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결과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도체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했다는 해석이 적지 않았다. 반도체 관세를 도입하면 중국산 아이폰 등 휴대폰을 포함해 상당수 전자기기에 관세가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이런 기기가 품목관세 대상으로 지정돼 상호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미국에 수입되는 중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은 관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실행 방식은 불분명하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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