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회사인 엔비디아와 1위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공동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 AI로 신약 개발 생태계를 새로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빅파마와 빅테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움직임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 행사장을 찾은 킴벌리 파월 엔비디아 헬스케어부문 부사장은 “릴리와 함께 업계 최초의 공동 혁신 AI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향후 5년간 총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를 투자해 샌프란시스코에 연구소를 세울 예정이다. 피지컬 AI를 활용해 완전히 자동화한 실험실을 만든다는 목표다. 엔비디아는 또 미국 바이오 기업인 서모피셔사이언티픽과 함께 자율 실험실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구글 자회사 아이소모픽랩스와의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배샌트 내러시먼 노바티스 대표는 “AI는 이제 (약물) 타깃 최적화 등을 위한 필수 도구”라고 말했다.
공동 AI 신약 연구소 설립에 10억달러 투자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 행사장을 찾은 킴벌리 파월 엔비디아 헬스케어부문 부사장은 “일라이릴리와 함께 업계 최초의 공동 혁신 AI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향후 5년간 총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를 투자해 샌프란시스코에 연구소를 세울 예정이다. 피지컬 AI를 활용해 완전히 자동화한 실험실을 만든다는 목표다.핵심은 연속 학습 시스템을 통해 신약 개발에 걸리는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이달 초 공개한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을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의 AI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AI가 연구진이 만든 데이터를 받아 학습하는 방식에 머물렀다. 일라이릴리와의 공동 실험실에서는 AI가 설계한 분자를 로봇이 즉시 실험해 그 결과를 도출하고, 다시 AI를 학습시키는 ‘랩 인더 루프’(lab-in-the-loop)를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로봇 팔 도입을 통한 실험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험실 도입 가능성까지 제시됐다. 실험실은 회사마다 구조가 다르고 표준화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최근 등장한 로봇 기술과 이에 내장된 AI 기술을 활용하면 실험실에서도 로봇이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릴리 최고경영자(CEO)도 “우리의 방대한 데이터와 과학 지식, 엔비디아의 연산 능력 및 모델 구축 전문성을 결합하면 엄청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파월 부사장은 이에 관해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만드는 공정에서 제조 비용을 70%가량 절감했으며 동일한 실험 면적에서 처리량을 약 100배까지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에릭 레프코프스키 템퍼스AI 대표는 “800만 건 이상의 비식별화된 환자 기록을 확보해 바이오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며 “상위 20개 제약사 중 19곳을 고객사로 뒀고, 지난해 데이터 판매로만 1600만달러(약 23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 30% 성장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종양학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멀티모달 AI를 구축하고 있다”며 “400PB(페타바이트)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키고 있으며, 이는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결정적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통 제약사들도 AI 활용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는 “AI는 비용 56억달러(약 8조2500억원)를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며 “제조뿐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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