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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오전에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근원 CPI가 예상보다 적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상보다 시장은 조용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부 전략가들은 지금은 CPI보다는 정부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향후 금리정책을 좌우할 변수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CPI 발표후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3.53%로 약 1베이시스포인트(1bp=0.01%) 하락에 그쳤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4.17%로 1bp 내렸다.
미국 증시도 13일 개장초 다우지수가 0.6%, S&P500은 0.1% 각각 하락하고 나스닥도 보합세를 보이며 약세로 출발했다.
미 노동통계국이 이 날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보다 0.2% 상승한 연율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라인 물가가 0.3%p 오른 연 2.7%로 경제학자들이 예상과 일치한데 비해 근원 물가는 월간 및 연간 기준으로 예상보다 1%p 적게 올랐다.
그럼에도 시장이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데 대해 월가 전략가와 경제학자들은 세 가지 정도를 배경으로 들고 있다.
가장 큰 것은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소환 조사 이슈다. 이로 인해 향후 금리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소비자 물가 지수도 고용 데이터도 아닌 연준의 독립성이 됐다는 점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현저하게 개선되거나 고용이 더 급격히 악화된다면 다른 이야기지만, 인플레이션 개선 속도나 고용 악화 속도가 예상을 크게 넘어서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멀티애셋 솔루션 글로벌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는 "오늘 발표된 CPI는 반가운 데이터지만 연준의 독립성 위협에 시장이 더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간 "시장 촉발요인이었던 CPI는 배경 제약요인으로 중요도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베렌버그의 미국 경제학자 아타칸 바키스칸은 “오늘 발표된 보고서는 물가 압력이 조만간 완화될 것이라는 징후를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 데이터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가 더 중요할 수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은 이 시점의 금리 인하를 정치적 영향력 행사로 해석할 것이며 통화정책 전달 체계가 교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6월이 처음이자 유일한 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장기 금리 상승이 미국 등 주요국의 장기채 금리에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넣는다는 분석도 있다.
어넥스 자산관리의 수석 경제전략가인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인플레이션 곡선이 연준의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지금 미국의 장기 금리 곡선에 가장 큰 영향은 일본의 장기채권 금리 상승”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채권투자자들이 현재 연준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며 일본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CPI 산출 과정에 대한 신뢰도의 저하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0월과 11월의 CPI 산출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기초 데이터가 제대로 수집되지 않은 가운데 합계치인 CPI에 대해 오류가 있었다는 의혹 이후 경제학자들은 12월에는 물가 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때문에 73명의 예측가 중 단 11명만이 근원 소비자물가가 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과거보다 기초 데이터 수집과 처리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져있는 상태임을 감안해 12월 데이터 역시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코샤뱅크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숀 오스본은 “데이터가 다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판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2월 소비자 물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지수는 0.4% 상승했다. 식품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7% 올라 헤드라인 물가지수의 상승에 큰영향을 끼쳤다. 연간으로는 3.1% 올랐다. 에너지 물가 지수는 12월에 0.3% 올랐다.
여가 활동 지수는 1.2% 올라 1993년 이 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12월에 중고차 및 트럭이 1.1% 하락하면서 근원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적게 오르는데 기여했다. 가정용 가구 및 관련 업종 지수도 하락세를 보인 주요 지표에 포함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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