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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대서 우산 챙겼는데"…'양치기' 일기예보, 구글 AI가 바꿨다

입력 2026-01-14 14:12   수정 2026-01-14 14:26

일기예보 기술이 발전했지만 비 예측은 여전히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 기존 슈퍼컴퓨터 날씨 모델(GCM)은 바람이나 기온은 잘 맞혔지만 비 예측엔 유독 약했다. 구름이 생성되고 비가 내리는 과정이 복잡하고 미세해서 컴퓨터 수식으로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구글 리서치 팀은 '뉴럴GCM'이라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기존의 강수 예측 공식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뉴럴GCM은 '물리학 뼈대' 위에 'AI 두뇌'를 얹은 형태다. 중력이나 공기 흐름 같은 것은 물리 방정식으로 기존대로 계산하되, 비를 만들어내는 구름·대류 같은 ‘작은 물리’는 AI가 대신 맡는 방식이다. 기존 수식으로 계산하기 어려웠던 구름이 뭉치고, 난류가 생기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복잡한 과정을 AI에 맡겨 성능을 높인 것이다.

구글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의 전 세계 기상 예측 시스템 중 가장 권위 있다고 평가받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보다 더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기존 모델들이 잘 못하던 국지적인 폭우나 극심한 기상 현상을 현실적으로 잡아냈다. 낮에 더워지면 소나기가 오고 밤에 그치는 식의 '일주기(하루 동안의 변화)' 패턴을 정확하게 모사했다. 슈퍼컴퓨터로 며칠 걸릴 계산을 훨씬 적은 컴퓨터 자원으로 빠르게 해내는 데도 성공했다.

중요한 점은 AI가 '교과서' 대신 '실전'을 배웠다는 점이다. 기존의 AI 날씨 모델들은 대부분 시뮬레이션 데이터(컴퓨터가 계산해 둔 과거 날씨)를 보고 공부했다. 구글의 이 모델은 위성으로 관측한 실제 강수 데이터(IMERG)를 직접 학습했다. 컴퓨터가 예측한 비가 아니라 하늘에서 실제로 내린 비를 보고 배운 셈이다. 앞으로 기상 예보가 '수식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주요 과학매체들은 뉴럴GCM이 기후 모델링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단순히 내일 날씨뿐만 아니라 10년, 20년 뒤의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리서치 측은 "평균 강수뿐 아니라 상위 0.1%에 해당하는 극한 호우와 일주기 패턴까지 기존 기후모델보다 정확히 재현했다"며 "일주기와 극한 강수에서 기존 방법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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