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5일 09: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강남권 핵심 오피스 자산인 ‘역삼 센터필드’ 매각을 추진한다. 펀드 만기를 앞두고 자산 매각을 추진한다는 취지지만, 핵심 수익자인 국민연금은 매각 대신 자산 이관 방침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역삼 센터필드 매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 배포했다. 이지스운용은 이달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뒤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고, 상반기 중 잠재적 원매자 접촉과 예비입찰을 거쳐 매각 조건을 구체화하는 일정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RFP는 외국계 회사에만 제한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수익자들의 기류는 다르다. 현재 역삼 센터필드 펀드 지분은 국민연금이 약 49.7%, 신세계프라퍼티가 약 49.7%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양대 수익자가 자산의 향방을 좌우하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는 역삼 센터필드를 시장에 매각하기보다는 운용사 교체를 통해 자산을 이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 만기 이후에도 우량 자산을 장기 보유하겠다는 전략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 RFP를 배포하자 시장에서는 수익자와 운용사 간 시각차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RFP 배포 이후 일부 잠재적 원매자가 최대 출자자인 국민연금 측에 연락해 매각 추진 배경과 수익자 의중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매각은 사전에 협의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반응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진다. 딜 구조상 실무는 운용사가 주도하더라도, 매각 여부와 관련한 최대 수익자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 원매자가 가격 제시나 실사 착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매각의 핵심 변수는 수익자의 의중이 될 전망이다. 대형 코어 자산 거래의 경우 통상 최대 수익자의 방향성이 사실상 전제 조건처럼 작동하는데, 이번에는 그 전제가 흔들리면서 거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원매자 입장에서는 운용사가 매각을 추진하는지, 수익자가 같은 방향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최대 수익자가 매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신호가 강해질수록 딜 검토 자체가 급격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만기 대응 차원에서 매각 절차를 밟는 것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의 자산 매각 결정은 매니저가 하는 게 맞고, 수익자 동의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며 “올해 10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스케줄상 매각 작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삼 센터필드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들어선 강남권 대표 랜드마크 오피스다. 연면적 약 23만9242㎡, 지하 7층~지상 36층 규모의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8년 국민연금과 손잡고 약 2조1000억원을 투입해 센터필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준공 이후 임대사업을 통해 주요 운용 자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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