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 북극항로 개척 등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부산 지역에서 해양 데이터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해양 AI 분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을 추진 중인 부산시를 중심으로, 민간 스타트업과 공공 연구기관이 해양 데이터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맵시의 주력 제품은 선박용 내비게이션이지만, 경쟁력의 핵심은 선박에서 수집되는 초정밀 해양 데이터에 있다. 맵시는 선박 엔진과 연료 탱크 등 주요 부위에 센서를 부착해 엔진 스트로크 횟수, 선박 이동 경로, 흘수 변화 등 선박의 움직임과 관련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누적 데이터는 1700억 개에 달하며, 이를 통해 센티미터 단위 오차 범위 내에서 선박의 이동 경로와 하역 작업을 추론·측정할 수 있다.
이 같은 데이터 정밀도를 바탕으로 맵시의 해양 데이터는 해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해사법 체계가 발달한 유럽연합(EU) 국가나 선박 이동이 잦은 인도 등지의 로펌과 금융권에서 맵시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선박이 제재 국가 항구에 기항해 하역 작업을 했는지, 항해 중 어망 등 장애물을 접촉했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서다. 은행권에서는 선하증권(B/L) 업무 과정에서 선박의 실존 여부와 실제 위치를 확인하거나, 용선 계약 관련 리스크 관리 용도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맵시의 지난해 매출에서 데이터 분야는 30%를 넘어섰다. 김지수 맵시 대표는 “최종 목표는 피지컬 AI 기반의 선박 원격 제어”라며 “이 기술에 더해 북극항로 개척, 선박의 리스크 관리 등 데이터의 활용처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현재 1조원 규모의 AI 예타 면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해양(항만·방산) 분야 AI 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동현 부산시 미래전략사업국장은 “동남권 제조 산업과 해양 분야에 맞는 AI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며 “이미 양자 소프트웨어 기반의 부산항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