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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공서열 허무는 임금체계로 바꿔야"

입력 2026-01-14 17:20   수정 2026-01-15 01:10

청년들이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선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와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공개한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한국은 근로자의 성과 및 역량보다도 연차에 기반해 임금이 올라가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근속연수 1년 증가에 따른 임금 상승률은 2.0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평균(0.71%)의 두 배를 웃돌았다. 미국(0.89%)과 일본(1.03%), 독일(1.08%) 등 주요 경쟁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상승하는 구조가 노동시장 경직성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연차에 따라 임금이 오르면 근로자는 이직을 꺼리게 되고, 기업은 고임금 근로자에 대한 고용 조정 부담이 커진다. 평균 임금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정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확산하면서 청년 고용이 위축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이직시장 발달과 정규직 채용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 호봉제”라며 “경직된 노동·임금 체계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않은 채 정년만 연장하면 청년 고용 ‘빙하기’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청년들이 구직 활동을 그만두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KDI에 따르면 10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임금은 11~50인 사업체보다 30.49% 높았다. 김민섭 KDI 연구위원은 “오늘날 청년 세대가 중소기업을 마다하고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일자리를 추구하는 이유가 임금 격차”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공서열이 아니라 직무급, 성과급제 등 역량에 기반한 임금체계가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정민/정영효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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