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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기습 제명에 "또 다른 계엄"…국힘 '극한 분열'

입력 2026-01-14 17:27   수정 2026-01-14 17:59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4일 새벽 ‘당원 게시판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15일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제명을 확정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한 전 대표는 “또 다른 계엄을 반드시 막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 전 대표 측은 윤리위 징계 결정의 근거가 부적절하고 결정문이 두 차례 정정된 점 등을 이유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 윤리위 “韓, 조직적으로 당 비방”
윤리위는 이날 오전 1시15분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전 대표를 당헌·당규 및 윤리 규칙 위반을 이유로 제명한다”고 했다. 당 윤리위원장으로 윤민우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임명된 지 6일 만이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과거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조직적으로 비난·비방하고 해당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또 한 전 대표가 ‘게시글 작성자는 자신이 아니라 동명이인’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한 전 대표가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윤리위 결정과 관련해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규상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제명 결정을 윤리위 의결 원안 그대로 최고위에서 처리하겠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지난번 ‘걸림돌’을 얘기하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가야 할지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통합을 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먼저 제거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사실상 한 전 대표를 지칭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었다.

한 전 대표는 윤리위 결정을 ‘계엄’에 빗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조은석 내란특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직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을 상기시킨 것이란 해석이다. 한 전 대표는 재심 신청 여부와 관련해 “윤리위가 이미 답을 정해놓은 상태가 아니겠냐”며 “장 대표가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과 윤 위원장 같은 사람을 써서 이런 결론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친한(친한동훈)계인 김형동 배현진 박정훈 정성국 고동진 유용원 의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 한동훈, 가처분 신청할 듯
당내 친한계 인사들은 긴급 회동을 열고 한 전 대표의 법원 가처분 신청 여부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한 전 대표가 직접 당원 게시판에 게시글을 작성한 점을 근거로 제명을 결정한 윤리위 판단이 잘못됐다는 의견(가처분 찬성)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 전 대표도 이날 친한계 단체 대화방에서 “윤리위가 조작을 근거로 저를 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전 10시11분, 오후 12시6분 두 차례 결정문을 정정하며 “징계 대상자(한 전 대표)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는지 등은 수사기관의 수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친한계 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 징계 결정이 나면 가처분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장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친한계 일각에서는 가처분 신청에 따른 여론 역풍을 우려하는 의견도 적잖다. 2022년 국민의힘 소속이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절차를 문제 삼아 가처분 신청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지지층과 오랜 기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점 또한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친한계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제명으로 인한 동정론에 힘입어 오는 6월 지방선거로 재·보궐이 예상되는 부산·대구 등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후폭풍도 거세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윤리위 결정을 당 지도부가 재고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놨고, 당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제명은 과한 결정”이라고 했다.

정상원/이슬기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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