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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 4.5일제' 정부 지원금, 대기업 노조원만 혜택보지 않겠나

입력 2026-01-14 17:34   수정 2026-01-15 00:06

노사정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이 어제 이행점검단으로 재편돼 공식 출범했다. 2030년까지 한국의 실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00시간대로 단축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9363억원 규모의 범정부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임금 감소 없이 주 4.5일 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에 근로자 1인당 연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주 4.5일제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부터 추진 의사를 밝힌 근로시간 단축의 핵심 정책이다. 한국의 지난해 실노동시간은 1859시간으로, OECD 평균(1742시간)을 웃도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2018년 이후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또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2024년 기준 OECD 국가 중 31위로 최하위권이고, 미국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 없이 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단축하면 기업 부담을 가중하고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각한 상황에서 주 4.5일제 도입은 양극화를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이나 금융사 근로자는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겠지만, 중소·영세기업 근로자는 오히려 임금 감소와 고용 불안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의 일부 임금 지원만으로는 인력과 생산성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납기가 중요한 제조업 생산직은 금융, 서비스 등 사무직보다 주 4.5일제 도입이 더 어려워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MZ세대 노동자 단체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도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도입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가 주 4.5일제를 밀어붙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과호보 받고 있는 거대 노조 구성원들에게 정부 지원금까지 주겠다는 정책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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