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님, 법정이 너무 추운데 어떻게 안 될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측 위현석 변호사)
“아이고, 어쩌다 그렇게 됐죠. 설마 제가 재판을 빨리 끝내려고…(그런 건 아니다) 확인 좀 해주세요.” (지귀연 부장판사)
13일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오간 대화다.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인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바로 그 법정이다.

강추위 속에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 방청객들이 방청석을 가득 채운 터라 법정은 후끈한 편이었으나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변호인단 자리에) 에어컨이 나온다”며 추위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0시간(식사·휴정 시간 포함)째 재판이 계속되고 있던 터였다.
박억수 특검보가 자리에서 일어나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순간 시종일관 표정이 없던 윤 전 대통령은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박 특검보가 진술하는 동안 옆자리에 앉아 있던 윤갑근 변호사와 작게 대화하거나 먼 곳을 응시했다. 특검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양쪽으로 젓기도 했다.
구형 직후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박 특검보를 향해 “미친 XX”, “개소리” 등 욕설을 쏟아냈다. 지 부장판사는 “정숙해 달라”며 곧바로 제지했다.
박 특검보는 준비해 온 최후 의견을 진술하는 38분 동안 연신 땀을 닦았다. 목을 축이느라 몇 초간 발언을 멈추기도 했다.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진술해 온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박 특검보는 이날 오후 8시57분부터 최후 의견을 진술하기 시작해 오후 9시35분께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진술 내내 준비해 온 서류를 읽던 그는 구형 직전에는 정면을 바라보고 잠시 숨을 멈추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것은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이다.
그는 양형 사유에 대해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다”고 밝혔다. 내란죄를 규정하는 형법 87조는 내란 우두머리(수괴)를 사형과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중 하나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가장 먼저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에게는 징역 30년, 10년이,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등 경찰 수뇌부들에게는 차례대로 징역 20년, 15년, 12년, 10년이 구형됐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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