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헌 스페이스솔루션 대표는 14일 대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과거 우주 산업은 돈이 얼마가 들든 성공만 하면 되는 국가 주도의 영역이었다면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페이스솔루션은 국내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의 연료·소재·부품·장비부터 자세제어시스템까지 공급 가능한 업체다.
국산화 목적인 국내 위성의 발사체 부품을 이 회사가 전량 공급한다. 특히 극저온과 고온을 오가는 우주 공간을 버틸 수 있는 특수밸브와, 무중력 상태에서도 연료를 엔진으로 밀어내는 연료탱크 등이 이 회사가 갖고 있는 핵심기술이다.

이 대표는 "스타링크로 수많은 위성을 띄우면서 위성도 '공산품'이 되고 있다"며 "고장난 부품을 떼어내서 교체하는 모듈화나, 수명이 다 된 위성에 연료를 채우는 방식으로 운영비를 아끼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솔루션은 연료에서 가격경쟁력을 찾고 있다. 기존에 주로 쓰이는 '하이드라진'은 맹독성 발암물질이다. 이를 충전하려면 특수 보호복을 입어야하고, 누출을 막기 위한 음압시설과 정화장치(스크러버)를 갖춘 특수 클린룸이 필요하다. 충전 비용만 수억원씩 들고, '카르텔'을 구성한 미국·독일·프랑스 전문 업체가 와서 작업하면 작업비가 갑절 이상 든다. 이들 업체가 공급망을 장악한 탓에 다른 업체들이 끼여들 틈이 없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스페이스솔루션이 개발한 고농도 과산화수소와 ADN 기반 연료는 일반 작업복과 클린룸으로도 충전이 가능하고 안전 관리비용도 아낄 수 있다. 이 대표는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60% 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정제해 90% 이상 고농도 우주용 연료로 만드는 기술을 활용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며 "이는 누리호 등 발사체의 자세 제어용 연료로 이미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물과 산소로 쉽게 분해되는 탓에 발사체에만 쓰는 고농도 과산화수소와 달리 ADN은 15년간 운영하는 위성에도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스웨덴과 부품을 보유한 스페이스솔루션, 시스템 조립을 맡은 일본이 힘을 합쳐 '카르텔'에 도전하는 구도다. 현재 개발 중인 위성에 ADN이 채택됐다.

스페이스솔루션의 목표는 해외 우주산업 공급망 진입이다. 현재 우주 소부장 시장은 미국의 오비탈 ATK(노스롭그루먼 자회사)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고, 납기도 오래 걸리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작년 연말 발사한 차세대 중형위성 3호에 스페이스솔루션의 연료탱크가 처음 적용되면서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는 "우리는 자체 기술로 연료탱크부터 밸브, 추력기, 연료까지 수직 계열화했기 때문에 외산 대비 가격은 물론 납기 대응력에서도 월등하다"며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 국내 주요 위성기업과 협력해 신뢰도를 입증한 만큼 글로벌 우주 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우주산업은 헤리티지(이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산화를 전제로 한 국내 위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헤리티지를 쌓은 게 수출의 초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솔루션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일본 우주 시장은 최근 스타트업이 생겨나며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우리가 탱크, 밸브, 추력기 등 핵심 부품과 친환경 연료를 공급하면, 일본 파트너사가 현지에서 시스템으로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 역시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해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뚫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A사와 3년 간의 공동 개발을 마치고 품질 인증을 받은 장비 소재의 양산을 내년에 앞두고 있다. 내후년인 2028년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게 이 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반도체 부품 양산과 우주 부품 수출이 본격화되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며 "그 시점에 맞춰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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