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 주가가 지난해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부품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시장의 관심이 커진 피지컬 AI 관련주로 부각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전날 3.58% 오른 2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29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05.98% 급등한 주가는 이달 들어서도 13.33% 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이달에만 각각 399억원과 205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주가를 올렸다.

주가가 상승하자 상당수 개인투자자도 평가이익을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삼성전기 투자자 1만2660명의 평균 매수가와 수익률은 각각 20만6796원과 39.75%다. 일부 투자자는 삼성전기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했네요" "70% 익절(이익 실현 매도)하고 30%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가가 계속 상승하니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자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MLCC는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으로, 회로에 일정량의 전류가 흐르도록 제어한다. 빅테크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MLCC와 패키지 기판 등 삼성전기의 전 사업 부문이 구조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관련 고용량 MLCC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패키지 기판의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및 팹리스로의 물량 확대로 AI 인프라 밸류체인(가치사슬) 내 핵심 벤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시장 개화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경쟁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아틀라스'에 MLCC·카메라 모듈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당 MLCC가 약 1만개, 카메라 모듈은 최소 5개 이상 탑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 로봇 등 피지컬 AI 확산 과정에서 삼성전기가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가치는 아직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삼성전기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솔루션에 수동소자, 카메라, 기판 등 주요 컴포넌트를 메인 벤더로 공급하고 있고 이러한 협업은 자연스럽게 휴머노이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전장용 부품 수요 급증에 고환율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 동기보다 14.02%와 98.7% 늘어난 2조8418억원, 2285억원으로 추정한다.
증권사들은 올해도 삼성전기의 증익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이달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KB증권(35만원→37만원)을 비롯해 iM증권(28만원→35만원) 현대차증권(28만8000원→34만원) BNK투자증권(30만원→34만원) 상상인증권(23만원→31만원) 등 8곳 중 7곳이 목표가를 올렸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MLCC와 패키징기판 사업부가 AI 수혜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슈퍼 사이클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AI 서버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고부가 신규 애플리케이션 수요의 고성장 흐름을 반영해 향후 5년 영업이익 증가율(CAGR)을 기존 22%에서 27%로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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