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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이 변했다? "배우로 흥미를 잃지 않으려면…" [김예랑의 씬터뷰]

입력 2026-01-14 11:45   수정 2026-01-14 15:44

"누군가의 첫사랑 역할, 생각해 보니 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마음 속엔 언젠가 한번은 찍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배우 문채원이 영화 '하트맨'으로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한다. 그는 "과거 제안이 왔었지만 못 했던 작품이 크게 잘 된 적이 있어 묘한 감정이 들었다"며 "첫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4일 개봉한 영화 '하트맨'은 돌아온 남자 승민(권상우)이 다시 만난 첫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녀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며 벌어지는 코미디. 뮤지션의 꿈을 잠시 접고 악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승민 앞에, 그의 마음을 흔들었던 레전드 첫사랑 보나(문채원)가 다시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문채원은 "영화를 선보이는 건 당연히 두근두근한데, 과정이 좋았다고 해서 결과까지 따라오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제게도 중요한 작품이라 마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잘 돼야 할 텐데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같이 찍은 영화이다 보니 객관적인 눈을 잃었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만족도는 분명히 있다"고 했다.

문채원은 극 중 대학 시절 승민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레전드 첫사랑이자 포토그래퍼 보나 역을 맡았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인상 뒤에 솔직하고 적극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로, 문채원은 시선을 사로잡는 청순한 비주얼에 거침없는 플러팅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기존 첫사랑 캐릭터에 신선한 결을 더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문채원이 처음 도전하는 코미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과장되지 않은 생활 연기와 절제된 유머 감각으로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자신만의 보나를 완성했다.


이번 작품은 문채원에게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였다. 불어 연기 역시 그중 하나다. 그는 "나름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 다시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후시 녹음에서 더 매끄럽게 다듬어 주셨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역시 기존에 맡아왔던 이미지와는 결이 달랐다. 문채원은 "제가 주로 연기해온 인물들은 적극적이거나 단단한 캐릭터가 많았는데, 보나는 그와 조금 달랐다"며 "그 지점이 재미있으면서도 동시에 과제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문채원이 연기한 보나는 전형적인 풋풋함만으로 정의되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권상우 선배가 연기한 승민이 오히려 더 풋풋한 사람"이라며 "보나는 깨끗하고 해사해 보이지만 그렇지만은 않은 지점이 있다. 그 차이가 재미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대중 머릿속에는 첫사랑 이미지의 '최강자'가 있는데, 비슷한 결을 잘해내는 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첫 등장 장면은 특히 부담이 컸다. 문채원은 "대사가 없어서 가볍게 나간 줄 알았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장면이 설득력이 있어야 이후 서사가 이어진다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행히 '왜 첫사랑이지'가 아니라 '첫사랑이 될 만하네'라는 느낌으로 넘어간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보나는 '노키즈'에 앞장 설 만큼 아이를 기피하는 인물이다. 문채원은 이 점이 오히려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봤다. 그는 "기술 시사 때 보고 저도 놀랐다. 아무런 히스토리 설명이 없더라"며 "설명이 많아지면 오히려 구질해질 수 있는데, 지금이 전체 흐름에서는 더 어울린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혐오하는 감정이 아니라 부담스러운 인물"이라며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부담이 커지고, 소영 정도 나이의 아이는 친구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나라는 이름에는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문채원은 "제 세례명이 보나다. 그래서 제안을 받았을 때 괜히 더 끌렸다"며 "제작사 대표님께 세례명을 알고 지은 이름이냐고 여쭤봤는데 전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 웃었다.

연출을 맡은 최원섭 감독에 대해서는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에너지가 좋고 긍정적인 분"이라며 "저에게 늘 무겁고 단단한 캐릭터를 기대할 거라 생각했는데, 다른 모습을 해보면 어울리겠다고 믿어주신 점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맨날 하던 걸 하면 현장이 재미없을 때도 있다. 이번 작품은 그런 면에서 정말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권상우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오래된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문채원은 "처음 좋아했던 남자 연예인이 권상우 선배였다"며 "'천국의 계단',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선배님은 훨씬 박력 있고 남성적인 에너지가 강한 분"이라며 "청순한 얼굴 선과 성격의 대비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클럽 신은 웃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둘 다 춤을 못 춘다"며 "감독님이 기대를 많이 하셔서 부담이 컸다. 단시간에 리드미컬한 춤을 출 수는 없지 않느냐. 몸치는 어쩔 수 없어서 조금 창피했다"고 털어놨다.

'첫사랑' 이미지를 위해 외적인 준비도 치열했다. 문채원은 "주변 남자들에게 물어보니 첫사랑 비주얼은 압도적으로 긴 머리였다"며 "'악의 꽃' 이후로 계속 길러 허리까지 내려오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크린에서 잘 보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였고, 짧은 치마 장면 때문에 필라테스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만족도는 "92점"이라고 했다. 남은 8점에 대해서는 "의상에서 조금 더 의견을 냈어도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코미디 장르와 SNL에 대해서는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드라마틱한 인물은 오히려 연기처럼 보일 때가 있다"며 "생활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장르가 요즘은 더 흥미롭다"고 했다. SNL 출연 역시 "예전 같았으면 고민했겠지만 이번에는 별 고민 없이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고 싶은 평가는 분명하다. 문채원은 "라이트한 것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며 "단아하고 무거운 이미지 말고 이런 얼굴도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 오래 흥미를 잃지 않으려면 내가 즐거워야 한다.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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