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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사과도 반성도 없었다"…특검이 사형 구형한 3가지 이유

입력 2026-01-14 10:56   수정 2026-01-14 11:27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하기까지는 내부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당초 무기징역 의견도 상당했으나, 최종적으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기로 결론 내렸다.

14일 특검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형 구형 결정에는 윤 전 대통령의 범행 후 태도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박억수 특검보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내란죄로 기소된 주요 비상계엄 가담자들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논고문을 통해 "피고인은 국민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고성 계엄' 등을 주장하며 지지자들을 선동해 사회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거나 조사를 회피하는 등 형사사법 절차 자체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 어떠한 반성의 기미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자정 넘어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도 특검팀을 "민주당의 호루라기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물어뜯는 이리떼"로 비유하며 공소장을 "망상이자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사형 구형한 3가지 이유
특검팀이 작성한 51쪽 분량의 논고문과 약 900쪽에 달하는 최종 의견서에는 사형 구형의 세 가지 핵심 근거가 담겼다. 첫째는 '독재와 장기 집권'이라는 범행 동기의 중대성이다. 특검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사법권과 입법권을 장악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둘째는 재발 방지 필요성이다. 박 특검보는 "1997년 전두환·노태우 세력을 단죄한 역사가 있음에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획책한 공직 엘리트들의 행태는, 향후 유사한 헌정질서 파괴 시도가 다시 반복될 위험성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범행 후 태도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진정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오히려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사회 분열을 부추긴 점을 중시했다.

박 특검보는 "참작할 만한 감경 사유가 전혀 없는 피고인에 대해 법정 최저형인 무기형으로 형을 정하는 것이 과연 양형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집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10만쪽 증거기록... 43차례 공판 진행
특검팀은 205권 약 10만 쪽 분량의 증거기록을 토대로 작년 2월 20일 첫 기일 이후 43차례 공판을 진행했다. 13일 오전 9시30분부터 14일 오전 2시25분까지 장장 17시간 동안 이어진 결심 공판에서 박 특검보가 최후 의견을 진술하는 38분 동안 연신 땀을 닦으며 목소리를 가다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실제 사형이 선고되거나 집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1997년 이후 28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이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설령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항소심과 대법원을 거치며 무기징역으로 감형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검의 사형 구형은 범행의 중대성과 엄정한 단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귀연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는 "이 사건 결론은 오직 헌법과 법률, 그리고 증거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오는 2월 19일 오후 3시 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26일 윤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최초로 기소된 지 389일 만이다.

허란/장서우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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